[2026 JDC와 함께 생각을 춤추게 하는 NIE] (4)약자의 눈으로 뉴스 읽기
입력 : 2026. 07. 01(수) 03:00수정 : 2026. 07. 01(수) 07:09
미디어교육연구회 'ON' hl@ihalla.com
소외 없이 모두가 함께하는 세상을 향해

뉴스 속 공백을 읽는 힘 키우고 생략된 이야기에 주목
문턱 낮추는 환대의 규칙… 이웃을 향한 다정한 실천




[한라일보] 전 세계 48개국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한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열기가 뜨겁다. 국적과 언어는 다르지만, 하나의 공을 향해 전 세계인이 동시에 환호하고 탄식하는 모습은 매일 생생하게 중계된다. 뉴스는 연일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과 '모두를 위한 축제'라는 찬사를 쏟아낸다.

수업을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이 화려한 월드컵 기사를 보여준 뒤, 한 장애인 언론사의 오피니언 칼럼을 나란히 제시했다. 칼럼 속에는 "과연 이 감동은 모두에게 열려 있는가. 휠체어 좌석이 부족해 관람을 포기하고, 화면 해설이 없어 경기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는 날카로운 질문이 담겨 있었다.

아이들에게 물었다. "얘들아, 역대 최대 규모라는 이 축제 속에서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경기를 어떻게 즐기고 있을까?" 한 아이가 말했다. "텔레비전으로 보면 똑같이 즐거울 것 같아요." 그러자 곁에 있던 다른 아이가 반박했다. "아니지, 직접 경기장에 가서 함성을 느끼고 싶은 건 누구나 똑같잖아. 그런데 계단만 많고 휠체어 자리가 없으면 가고 싶어도 못 가니까 억울할 것 같아."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뉴스는 이처럼 축제의 거대한 성공과 감동을 비추느라, 그 감동에 도달하는 '길' 자체가 차단된 이동 소수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지워버리곤 한다. 뉴스 슬로우 리딩의 네 번째 단계는 바로 화려한 승패의 프레임을 넘어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진짜 월드컵 정신'을 우리 일상의 텍스트로 읽어내는 일이다.



l 뉴스의 '공백'을 찾아 주체성 복원하기

모든 사실을 빼곡하게 담은 것 같은 뉴스 속에는 언제나 편집 방향과 주류의 시선에 의해 생겨난 '구멍(공백)'이 존재한다. 아이들과 교통약자나 사회적 약자 관련 뉴스를 읽을 때는 뉴스에 나오는 화려한 결과만큼이나 뉴스에서 '말하지 않고 생략한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경기장별 접근성 좌석을 마련하고 앱 설정을 강화했다는 사실을 단지 '배려나 복지'라는 수동적 프레임으로 다루곤 한다. 그러나 슬로우 리딩은 그 행간 속에서 "이것은 특별대우가 아니라 함께 이동하고 응원할 당연한 권리(생활)의 문제"라는 주체성을 찾아내야 한다. 뉴스 속 공백을 향해 "경기장의 환호 속에 장애인의 자리는 정말 제대로 마련되어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 그것이 약자의 눈으로 뉴스 읽기의 시작이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기사 속에 숨겨진 진짜 단어들을 찾아보는 활동을 진행했다. 아이들은 뉴스 속에서 '배려', '지원 대상'이라는 수동적인 단어를 지워내고, 그 자리에 '당연한 권리', '생활', '함께하는 기쁨'이라는 주체적인 단어들을 채워 넣었다.



l 찬반의 이분법을 넘어 일상의 환대로

흔히 장애인의 문제를 다룰 때 '비장애인과 장애인', '도움을 주는 자와 도움을 받는 자'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 세상을 단순화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일상을 누려야 하는 존재들의 무게는 단 두 가지의 색으로만 나뉠 수 없다. 끝까지 뛰는 선수들의 도전처럼, 모두가 제 자리에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진짜 월드컵 정신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제 세계적인 경기장 너머, 우리 동네의 문턱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휠체어 경사로 앞에 자전거 세워두지 않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걸어오실 때 서두르지 않고 정중하게 기다리기" 등 아이들의 손끝에서 피어난 환대의 규칙들은 거창한 정책이 아닌 바로 지금 내 곁의 이웃을 향한 다정한 실천이었다.

월드컵의 첫 휘슬은 경기의 시작을 알렸지만, 이제 우리 교실과 지역사회도 새로운 휘슬을 불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뉴스 속에서 사라진 이웃들을 발견하고, 우리 동네의 문턱을 낮추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는 그 어떤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촘촘하고 안전한 환대의 공간이 될 것이다. 누군가는 골을 넣고, 누군가는 박수를 치는 그 모든 장면에 우리 모두가 소외 없이 함께 서 있기를 소망한다.

<연재팀/미디어교육연구회 'ON'>





수업 계획하기


▶수업 대상: 청소년(중·고등학생) 및 미디어 리터러시 학습자

▶수업 주제: 북중미 월드컵 뉴스로 읽는 이동 약자의 당연한 권리

▶활용 자료: 2026 북중미 월드컵 관련 뉴스 기사, 장애인 전문 언론사의 이동권 관련 오피니언 칼럼

▶수업 성취 기준

-미디어 매체에 나타난 주류 서사와 이동 소수자의 시선을 비교하며 비판 적으로 뉴스를 읽을 수 있다.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동정과 시 혜'가 아닌 '존엄과 당연한 권리'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대의 규칙을 제안한다.

▶활동 단계

▷도입: 화려한 축제 뉴스와 가려진 시선 비교 읽기

▷전개: 기사 분석하기

[활동 1] 단어 징검다리기사 속 등장인물 찾기

-기사 속에서 장애인을 수동적인 존재 로 가두는 단어들을 찾아 보기

-찾은 단어 자리에 핵심 단어 3개('권 리', '생활', '참여')를 채워 넣고 자 신만의 문장 완성하기

[활동 2] 보이지 않는 사람 찾기

-뉴스 속에서 지칭된 이동 약자의 입 장이 되어 보기

-동네 문화회관 문턱 앞이나 계단 앞 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그들의 내 면을 상상하여 가상의 일기 작성하기

[활동 3] 동정과 존엄의 무게 비교

-미디어가 약자를 바라보는 '동정의 시선'과 우리가 발견한 '존엄의 시선' 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정리하기

-비판적 성찰 한 문장을 적기

▷정리: 행간 읽기

[활동 4] 일상에서 실천 약속

-세계적인 경기장 이야기를 우리 삶의 공간(학교, 도서관, 동네 식당)으로 떠올려보기

-"경사로 앞 전동킥보드 주차 금지" 등 일상에서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 지침을 정리하고 발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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