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경계를 넘나들던 중세 사람들 이야기
차용구의 ‘중세 접경을 걷다’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입력 : 2022. 09. 16(금) 00:00
중세사 공간적 지평 넓혀
경계 허문 여성 삶도 조명

책 '중세 접경을 걷다'(차용구 지음, 산처럼 펴냄)는 경계를 넘나들던 중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양 중세사를 전공한 중앙대학교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유럽에 편중된 서양 중세사의 공간적 지평을 동유럽과 북유럽 지역으로 넓히고자 시도했다. '책을 내면서'에서 그는 "기존의 서유럽과 '기타'유럽이라는 중심-주변의 공간적 차별을 넘어서 관계성이라는 렌즈를 통해 역사의 상호 교섭적인 모습을 되찾고자 했다"고 밝혔다.

책에서 '변경' '변방' 대신 경계와 경계를 서로 잇는다는 의미의 '접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저자는 "경계를 단순히 중심들 사이의 주변이나 변두리로 설명하면서 중심에 대한 대립 항으로 보려는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하고자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저자가 말하는 접경은 "역사가 피어나는 공간"이었다. "이질적인 것들이 부딪치고 맞물리면서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고 지금까지는 없었던 삶과 문화가 솟아났다가 사라지는 공간"이었으며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하지 않고 상충적인 가치들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마음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책은 크게 4부(1부 경계와 여성, 2부 중심과 주변, 3부 이주와 국가 만들기, 4부 항구도시)로 구성됐다. 저자는 중세를 인물 중심으로 미시적으로 되살린다.

특히 제1부 경계와 여성에서 '경계 위의 유랑인, 헝가리의 왕비 기젤라'를 비롯 경계를 허문 남장 여성들 등 남성보다 연약하고 열등한 성(性)으로 여겨졌던 중세 시대 여성들의 삶을 비중 있게 다룬다.

출판사는 "접경지대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을 통해 중세가 얼마나 드라마틱한 시대였는지를 보여주며, 근대 민족주의 시각으로는 포착하지 못하는 모험과 도전으로 가득한 생생한 중세 이야기를 펼쳐 보여주고 있다"며 "다양한 삶과 문화가 만나고 충돌해 새로운 정체성이 꽃핀, 우리가 미처 주목하지 못했고, 미처 알지 못했던 중세 접경지대의 흥미로운 역사 여행을 한껏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1만7500원.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937 왼쪽숫자 입력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