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들
최은숙의 '어떤 호소의 말들'
인권위 조사관이 전하는 억울한 이들의 절박한 사연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입력 : 2022. 07. 22(금) 00:00
[한라일보] 2002년부터 인권의 최전선에서 일하며 무수한 사건을 접해온 최은숙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은 결과 보고서에는 차마 다 쓰기 어려운 억울한 마음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는 "점점 늘어나 마음 한편에 수북수북 쌓였다"는 사건 너머의 이야기를 다정한 마음으로 묶어 책 '어떤 호소의 말들'(창비 펴냄)에 담았다.

저자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라 간단한 민원도 제출하기 어려운 노인, 말이 통하지 않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이주 노동자,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인권위를 찾았지만 끝내 세상을 등진 이 등 재판 결과나 뉴스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는 개개인의 속사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또 법률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돌아보는 한편 조사관 개인으로서 느끼는 한계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됐다. 1부 '어떤 호소의 말들'엔 저자가 만난 다양한 진정인의 사연이 묶였다. 2부 '고작 이만큼의 다정'엔 "때론 기가 막혔고, 때론 안타까웠고, 때론 외면하고 싶었"지만 그럼에도 저자가 열정과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해나갈 수 있었던 이유를 풀어놓았다.

출판사는 "저자는 억울한 일들을 줄이려면 인권에 관한 지식과 정보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태도라고 말한다"며 "이 책은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았던 이야기,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절박한 사연을 소개하며 인권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고 소개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인권위 조사관의 일이라면 사실 너머에 있는 다양한 무늬의 진실을 헤아려보는 것이야말로 인권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는 저자. 출판사는 "그 속사정을 헤아리며 차근히 조사를 시작하는 어느 조사관의 마음가짐이 억울한 이들에게 조심스럽게 가닿는다"며 타인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태도를 몸소 보여주는 "저자의 모습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독자들에게도 '인권의 마음'이 스며들 것"이라고 전했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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