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관필의 한라칼럼] 도로의 확대 더 이상 필요할까?
입력 : 2025. 12. 09(화) 01:00
고성현 기자 kss0817@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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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의 도로는 해발 400m 이상을 제외하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막혀있는 도로가 없을 정도다. 통계청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2024년도 도로연장길이는 3236㎞이고 포장률은 99%에 달한다. 농로 등을 포함하면 4000㎞가 넘는다고 하고 이 또한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이나 시멘트로 포장돼 있다. 그리고 한라산에서 해안까지 사이에 한라산을 둘러싸고 있는 도로는 동서남북 방위별로 최소 3개 이상으로 일주도로, 중산간도로, 산록도로, 1100도로, 5·16도로 등이 2차선 도로 이상이다.
이러한 2차선 이상의 도로는 동물들이 이동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데 동물 이동의 방해는 식물들이 이동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태계의 연결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과 같다.
이러한 도로의 개발은 도로 주변으로 개발행위를 유도하는 기폭제로서 지속적으로 개발의 유혹이 가해지고 개발이 되면 다시 콘크리트 등으로 인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이 감소한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이들은 물을 지하로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을 없애는 불투수층이 되며 그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가 된다. 통계청에 나와 있는 도로의 면적에 그 도로 폭이 10m라고 가정하면 도로의 면적이 32.36㎢에 달하는 것으로 2차선과 3차선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이다. 이는 제주도에서 생태계의 보고이며 지하수 함양원으로 생각하는 곶자왈 면적이 1/3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로만으로도 매우 넓은 면적이지만 도심의 포장공간이나 건물 등을 합하면 그 면적은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즉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며, 농지나 임야는 점점 사라지고 생태계는 단절되는 악순환이 점점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도로의 가치는 사람이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데 도로 주변의 토지주들에게는 재화의 가치로서 접근하게 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고,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시간이 단축된 다는 것만으로도 좋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미래의 생태계, 지하수 등 고려해 개발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는 지금까지 제주자연의 청정을 강조하면서 살아왔다. 또한 드넓은 초원을 자랑하고, 오름에 오르면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해발 400m 이하의 지역의 오름 바로 아래까지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대부분 포장돼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제주의 경관을 독점하는 많은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과거에는 쉽게 공유할 수 있었던 경관은 이제 요금을 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됐다.
과연 이것이 제주도가 가야 하는 방향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도로가 좁거나 없어 불편함은 천천히 돌아가는 수고스러움을 우리 스스로 감수해야 미래의 청정 제주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송관필 농업회사법인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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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도로의 개발은 도로 주변으로 개발행위를 유도하는 기폭제로서 지속적으로 개발의 유혹이 가해지고 개발이 되면 다시 콘크리트 등으로 인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공간이 감소한다는 얘기가 된다.
또한 이들은 물을 지하로 흘려보낼 수 있는 공간을 없애는 불투수층이 되며 그 면적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얘기가 된다. 통계청에 나와 있는 도로의 면적에 그 도로 폭이 10m라고 가정하면 도로의 면적이 32.36㎢에 달하는 것으로 2차선과 3차선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이다. 이는 제주도에서 생태계의 보고이며 지하수 함양원으로 생각하는 곶자왈 면적이 1/3에 해당하는 것으로 도로만으로도 매우 넓은 면적이지만 도심의 포장공간이나 건물 등을 합하면 그 면적은 더 넓다고 할 수 있다.
즉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며, 농지나 임야는 점점 사라지고 생태계는 단절되는 악순환이 점점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도로의 가치는 사람이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인식되는데 도로 주변의 토지주들에게는 재화의 가치로서 접근하게 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개발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고,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들은 시간이 단축된 다는 것만으로도 좋게 인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들은 미래의 생태계, 지하수 등 고려해 개발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제주는 지금까지 제주자연의 청정을 강조하면서 살아왔다. 또한 드넓은 초원을 자랑하고, 오름에 오르면 바다가 보이는 풍경을 자랑해 왔다.
그러나 해발 400m 이하의 지역의 오름 바로 아래까지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대부분 포장돼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제주의 경관을 독점하는 많은 시설들이 들어서고 있다. 과거에는 쉽게 공유할 수 있었던 경관은 이제 요금을 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됐다.
과연 이것이 제주도가 가야 하는 방향일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도로가 좁거나 없어 불편함은 천천히 돌아가는 수고스러움을 우리 스스로 감수해야 미래의 청정 제주가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송관필 농업회사법인 제주생물자원(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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