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문화제] 설문대·자청비·영등할망 여신 품고 너른 바다로
입력 : 2021. 10. 06(수) 16:36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60회째 탐라문화제 무형문화재 발굴 등 전통문화유산 전승 성과
세찬 시대 흐름에 변화 모색하며 코로나 속 또 다른 60년을 향해
올해 2년 만에 봉행 삼성혈 탐라개벽신위제는 첫 여성 제관 참여
6일 탐라문화제 서제로 삼성혈에서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 오영희 제주도의원 등 여성들이 처음 제관으로 참여해 60회 탐라문화제 성공 기원 탐라개벽신위제가 열리고 있다. 강희만기자
탐라문화제의 시작은 제주예술제였다. 한국예총제주도지부(현 제주예총) 창립과 동시에 "제주도 특유의 지방예술문화의 개발과 향상"을 목표로 제주예술제를 열었고 1965년 제4회 대회부터 한라문화제로 이름을 변경했다. 지금의 탐라문화제로 개칭된 해는 2002년이다. 새 천년을 맞이한 2000년에 개최된 한라문화제부터 '천년의 탐라문화'가 표어에 등장했고 제주문화의 정체성 정립을 취지로 제주도민 여론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41회 대회인 2002년부터 탐라문화제로 새롭게 출발한다. 탐라문화제를 계기로 산천단에서 봉행하던 한라산신제도 탐라개벽신위를 모시는 서제로 바뀌었다.

제주예술제에서 탐라문화제로 이어온 햇수가 벌써 60년이다. 그 긴 세월 동안 탐라문화제는 제주를 대표하는 전통 축제로 자리 잡았다. 전통민속문화유산의 원류를 찾아내고 이를 후손들에게 전하며 그 위상을 지켜왔다. 방앗돌굴리는노래, 귀리겉보리농사일소리, 멸치후리는소리, 해녀노래, 불미공예 등은 탐라문화제를 통해 발굴된 무형문화재 종목이다. 탐라문화제 기간에 이뤄진 성읍민속마을 정의골한마당축제, 덕수리전통민속재현행사는 지역축제로 발전했다. 제주어말하기대회 등 제주어축제는 제주어 보전과 육성 조례 제정 등 제주어 전승의 바탕을 만들었다.

하지만 탐라문화제는 세월의 변화 앞에 변신을 모색해야 했다. 축제철만 되면 관덕정 등에 인파가 몰리던 한라문화제의 풍경은 영상 등 볼거리가 넘치며 옛말이 되어버렸고, 축제도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했다. 오늘날 탐라문화제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60회를 맞는 올해 탐라문화제는 전통문화의 흐름을 이으면서도 SNS 등을 활용해 젊은 세대와 만나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6일 개막해 10일까지 5일간 민속예술축제, 탐라문화 가장 퍼포먼스 경연, 문화예술축제, 예술문화 페스티벌 등이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치러지며 또 다른 60년으로 향한다.

이 중에서 미리내아트마켓은 올해 처음 기획됐다. 제주신화 등 제주 이미지를 담아낸 회화, 조각, 공예 등 칠성로 흑돼지거리에서 도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 판매된다. 평일은 오후 5~8시, 주말엔 오후 1~8시 운영될 예정이다.

해상퍼레이드도 첫선을 보인다. 9일 오후 7시부터 제주항 어선부두~용담포구 구간에서 벌어지는 해상퍼레이드는 제주신화를 모티브로 만든 조형물로 배를 장식해 진행한다. 설문대할망, 영등할망, 자청비의 이야기가 깃들며 폐막 행사에서 영상으로 그 장면이 공개된다.

폐막 공연은 10일 오후 7시부터 제주아트센터에서 예정됐다. 제주도립무용단, 제주도무형문화재 제주농요보존회, 가수 양지은, 아이돌그룹 메가맥스 등이 출연해 폐막의 아쉬움을 달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앞서 탐라문화제의 서막은 6일 오전 11시부터 삼성혈에서 유교식 제례로 봉행된 고양부 삼성사재단 공동 주관 '탐라개벽신위제'로 열렸다. 작년 코로나19 상황으로 중단됐던 탐라개벽신위제는 2년 만에 부활하며 탐라문화제 대회장인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 등 여성 제관들이 처음으로 참여하는 기록을 남겼다. 양경주 삼성사재단 이사,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 오영희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부위원장이 각각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을 맡아 60회 탐라문화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탐라문화제 공연 등은 유튜브 채널(탐라문화제)에서도 관람 가능하다. 자세한 축제 일정은 탐라문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선희기자



"어떤 환경에도 60년간 최선… 앞으로 나아갈 한 걸음 되길"
김선영 제주예총 회장 60회 탐라문화제 대회사


김선영 탐라문화제 대회장
축제 60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지난 1962년 '제주예술제'라는 이름으로 시작하여 '한라문화제'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탐라문화제'는 수많은 제주도민과 세월을 함께 보내며 제주 유일의 전통문화축제로 자리잡아 제주의 전통과 역사를 알리고, 계승하며 발전해왔습니다.

올해까지도 전국은 물론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하여 삶의 질이 향상되는 기회를 잃어버리거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활동의 제약이 생기면서 생태계적으로 많은 불편과 어려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주도민들과 함께한 시간이 자그마치 60년이 되어 이 기쁨을 함께 맞이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현 상황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탐라문화제는 지난 60년간 어떤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축제를 치러왔습니다. 올해도 어려운 시국 속에서 앞으로 나아갈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제60회 탐라문화제는 예년과 같이 시끌벅적하고 정이 넘쳤던 탐라문화제의 모습을 잠시 미뤄두고 도민의 안전을 중요시 여기며 문화예술을 생활 공간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위주의 프로그램들로 구성하였습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속에서 변하는 것과 변함이 없는 것, 마땅히 지켜야 할 것을 생각해봅니다. 60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탐라문화제를 함께 축하해주시며 앞으로 제주도민을 위하여 활약을 펼칠 탐라문화제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기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현장에서 또는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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