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성수 세 번째 시집 '동그란 삼각'
충돌하는 삶의 풍경 속 외로움과 견딤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1. 19(화) 18:30
삼각은 동그랗지 않다. 뾰족한 세 개의 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시인은 동그란 삼각을 그린다. 동그란 삼각의 현장엔 수만 가지 생이 흐른다. 높이고 낮추는 그 삶들은 요동친다. 동그란 삼각의 그 충돌 속에 시인은 낮추며 사는 소신, 외로움, 견딤을 노래한다. 제주 김성수 시인의 시집 '동그란 삼각'(바른북스 출판사)이다.

그의 시집엔 홀로, 엉엉 우는 사내가 보인다. '노형리'가 고향인 그에게 끈질기게 따라붙는 제주4·3의 기억 때문일 걸까. '목숨은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총구멍으로부터 나온다는 걸 너무 늦게'('꿩마농고장-노형 1948년 11월 19일(금)) 알았다는 '나'는 '다시 태어나도 나 홀로 나'('섬바람')라고 읊는다.

시인은 무수히 꽃을 불러내지만 그것은 곱고 아름다운 대상이 아니다. 꽃은 모든 걸 가졌지만 '나'는 잃을 것이 없을 만큼 많은 것을 잃었다. '저,/ 곱다에는 창과 방패가 없다/ 더는,/ 결핍이 보이지 않는다//-내게는 이빨이 딱 버티고 있다// 저,/ 곱다가 와 닿기까지, 나는'('꽃, 그 은유·99)이라고 했다. 공문서 같은 서류와 이미지를 등장시켜 오수관으로 빠져나가려 바둥거리는 시집들의 익숙한 모양새를 풍자하는 시인은 오늘도 '이빨'을 갈며 그 '곱다'란 시어를 유보하고 있는 중이다.

시인은 제주문인협회의 제5회 신인문학상을 거쳐 1996년 월간 '심상'으로 등단했다. 2016년에 서귀포문학상을 받았다. 이번은 '석양에 한잔', '눈으로 먹는 밥'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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