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우의 한라칼럼] 새해엔 연금술사를 기대하며…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입력 : 2020. 01. 14(화) 00:00
4계절 가운데 유일하게 두 해를 거치는 계절이 겨울이다. 태양은 오름이나 지평선 또는 수평선 아래에서 어둠을 태우며 얼굴을 씻고 2019년을 보내며 2020년이라는 이름으로 떠올랐다. 설령 짙은 먹구름 아래 붉은 빛만 보였다고 해도 모두의 마음속에는 찬란한 새해를 상상했을 것이다.

침묵과 성찰 그리고 휴식의 계절인 겨울을 두부 자르듯 두 해로 나눠놓은 여기에도 깊은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다분히 종교적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슬픔,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거나 살아가야 하는 괴로움, 아무리 구하려 해도 구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반성과 함께 보내버리고 건강과 아름다움, 비록 부자들과 같지는 않지만 쪼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새해에 담아볼 수도 있다.

보름 정도가 지난 경자년 새해에는 현대적 연금술사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금술은 현자의 돌, 아주 흔한 납으로 귀하고 비싼 금을 만드는 일이었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지만 현대 과학에서 사용하는 이성적 논리를 적용하면 흔하고 값이 싼 원료에서 효능을 지닌 값비싼 물질을 얻는 일로 전환할 수 있다. 생화학적으로 버드나무에서 아스피린을 만들었고, 양배추에서 위장약을, 무에서 소화제를 추출하는 것이 현대적 의미에서 연금술인 것이다. 의약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건강기능 개선제 등도 식물을 통해 얻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굴지의 제약회사들이 많은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서 새로운 물질을 찾는데 힘을 쏟는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바탕에는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관련 회사들과의 밀접한 연계를 통해 연구 성과물인 특허를 관련 회사에 넘겨주고, 기업들은 연구와 생산 인력을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또 계약재배를 통해 농민들의 삶도 풍요롭게 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제주대학교를 비롯한 대학 연구실과 제주테크노파크, 제주농업기술원, 제주한의약연구원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성과는 지역산업으로 그리 확장성을 넓히지는 못하고 있다. 감귤이나 양배추, 무, 감자, 마늘 어느 하나 값비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개발이나 제품 생산단계에 이르지 못하니 해마다 농민들은 아우성이다. 과잉생산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 작물처럼 돈을 벌 수 있는 대체작물을 개발한 것도 아니고 농산물 수입이 해마다 늘어가는 상황에서 농민들의 미래는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농민들이나 주민들은 믿음직한 연구기관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한 듯하다.

그래서 새해에는 이들 연구기관이 '야, 이것이 그들만의 잔치가 아니고 진정 제주를 살릴 수 있는 먹거리이구나.'라고 하는 연금술과 같은 연구를 펼쳐 보시라. 그러면 농민들은 굶주린 사람이 밥을 찾듯이,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는 심정으로 농사를 지을 것이다. 위정자들도 연구기관들이 온몸으로 살고, 온몸으로 죽는 폐침망찬(廢寢忘餐)의 자세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금술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송창우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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