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맛집을 찾아서] (185)제주시 오라1동 ‘오양손칼국수’
맛도 가격도 착한 손칼국수… 보리비빔밥 덤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19. 11. 22(금) 00:00
바지락칼국수와 보리비빔밥
그물 아닌 손으로 캔 바지락 수북이
9가지 재료로 육수… 직접 반죽한 면
손칼국수·보리비빔밥 한 번에 맛봐


여기, 당신의 상식을 깨뜨릴 식당이 있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양은 푸짐하고, 그럼 '값싼 재료를 쓰나' 했더니 오히려 값 비싼 것만 골라 쓰는 식당. 제주시 종합경기장 인근에 위치한 오양손칼국수다.

오양손칼국수는 지난 2017년 4월 문을 연 가게로 박재필(53)·한승희(48)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박씨는 식당을 차리기 위해 6년 전 다른 지역에 있는 유명 손칼국수 집에서 2년 간 주방 일을 보조하며 반죽과 재료 다듬는 법, 육수 내는 법, 소스 만드는 법 등을 배웠다고 한다.

비빔칼국수
오양손칼국수의 대표 메뉴는 바지락칼국수와 콩국수다. 바지락은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다이버들이 손수 캔 것만 쓰고 있다. 박씨에 따르면 도내에서 유통되는 바지락의 대부분은 전남 완도산인데 쌍끌이 어선이 그물로 바닥을 긁듯이 채취한 것이여서 씨알도 제각각이고, 또 채취 과정에서 바지락 껍데기가 깨지는 등 손상을 입는 일이 잦다.

사람 손으로 직접 캔 바지락을 고집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박씨는 "손수 잡은 것들은 배 그물로 채취한 것보다 가격이 비싸지만 품질은 믿을 수 있다"면서 "바지락이 식당에 도착하는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 1주일에 3번씩 제주항으로 직접 가 바지락을 받아오고 있다. 이러면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바지락을 손님에게 대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재필 대표가 이틀간 숙성된 면반죽을 보여주고 있다.
바지락칼국수 육수에는 대파 뿌리와 대파, 양파, 무, 꽃게다리, 멸치, 청양초, 황태 대가리 등 9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박씨가 매일 새벽 5시 가게에 나와 육수를 우려 내고 있다. 육수는 그날 그날 쓰고, 남은 것들은 모두 버린다. 바지락칼국수의 국물 첫 맛은 담백·깔끔하고 뒷맛은 칼칼했다. 고명으로 씨알 굵은 바지락 20여개가 수북이 들어가 있다. 면발은 젓가락으로 힘껏 움켜줘야 끊어질 만큼 탱탱했다. 박씨가 직접 반죽을 치대 이틀간 저온 숙성한 것들이 면으로 사용된다.

김치를 만드는 데도 소홀함이 없다. 김치에 쓰이는 새우젓은 그 유명한 광천 토굴 새우젓으로 6월에 잡은 이른바 육젓이다. 새우는 1년 중 6월에 가장 많이 살이 올라오는 데 이중에서도 광천 토굴 새우 육젓은 일반 새우젓에 비해 가격이 10배 가량 비싸다. 박씨의 부인 한씨는 "손님에게 내주는 반찬이 열무김치와 배추김치 딱 2가지뿐인데 김치에 정성을 안 쏟을 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콩국수
찬이 2가지 뿐이라고 해서 메뉴 구성이 부실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양손칼국수에서는 바지락이나 콩국수, 비빔국수를 시켜면 보리비빔밥이 딸려나온다. 아삭아삭한 콩나물에, 무생채 무침과 열무김치, 비빔장을 더한 보리비빔밥은 그 자체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보리알 식감을 살려 고슬고슬하게 지은 보리비빔밥을 입에 넣으니 고소함이 한껏 밀려왔다. 7000원(바지락칼국수)에 보리비빕밤까지 맛볼 수 있다니. 웬만해선 이 가격에 이런 메뉴 구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콩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완두콩, 청태콩, 서리태콩, 돔부콩, 강남콩을 한데 갈아 국물을 냈다. 이중 완두콩과 청태콩은 박씨 부부가 직접 재배하고, 나머지 콩들은 산지에서 직접 공수하고 있다. 일반 콩국수 집에서는 대개 1~2가지 품종을 섞어 국물을 내지만 박씨 부부는 풍부한 맛을 위해 가짓수를 5가지로 늘렸다고 한다. 국물 맛에 반한 마니아 고객들도 많아 여름철에는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박씨 부부는 "손님에게 하나라도 더 내어주고 싶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가게를 운영하겠다"고 전했다.

오양손칼국수는 오라1동 2447-34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영업시간(월요일은 휴무)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8시까지다. 가격은 바지락칼국수 7000원, 콩국수 8000원, 비빔칼국수 7000원이며 보리비빔밥이 포함된 가격이다. 문의 723-3367. 이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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