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호호브로 탐라생활'
"개와 함께여서 좋은 날 더 많았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19. 04. 11(목) 20:00
'호호브로 탐라생활'은 개들과 살아가는 일상을 담담히 그리면서도 반려동물 유기와 파양, 안락사 문제 등을 돌아보게 한다.
7년 전 제주에 정착한 뒤
호이·호삼이와 사는 풍경

"복잡다단 일상 넘는 기쁨"


그는 '첫사랑' 빠꼼이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졌다. 유선종양을 앓았고 세 번째 수술 뒤에 끝내 무지개 다리를 건넌 빠꼼이였다. 죄책감은 오래갔다. 다시는 개를 키울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는 미술치료를 받았고 괜찮다고 나지막이 말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상실감을 조금씩 덜어냈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며 품에 안은 개가 비글인 호이였고 뒤이어 잡종견 호삼이까지 가족이 된다.

한민경의 '호호브로 탐라생활'은 호이, 호삼이와 제주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7년 전 홀로 제주로 와서 성산읍에 게스트하우스를 연 전직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여러 사연을 가진 동물들과 노니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 책에는 세 마리의 개가 주역으로 등장해 파양과 유기, 중성화 수술, 안락사 문제 등을 생각하게 만든다. 호이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는 손님들에게 호의적으로 대하라며 지었지만 사람을 무는 등 정반대 행동을 한다. 호삼이는 비오는 겨울밤에 버려진 작은 강아지였다. 호삼이처럼 대형견으로 자랄 개를 입양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저자는 호이에 더해 호삼이와 동행하는 삶을 택했다.

'호호브로'의 평온한 일상에 어느 날 야생 떠돌이개 김신이 나타난다. 드라마 '도깨비'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김신은 선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SNS를 타고 치명적인 병에 걸린 김신을 살리려는 응원이 이어졌고 마침내 '희망의 아이콘'이 된 반려견이기 때문이다. 지금 김신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 삶을 살고 있다.

개를 키우다보면 일상이 복잡다단해진다. 그럼에도 저자는 개와 살고 있다. 힘껏 꼬리치며 반겨주는 개를 보며 그는 자신으로 인해 매일매일 이토록 기뻐하는 존재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에겐 개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이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많았다.

"그들은 분명 당신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보여줄 겁니다. 당신은 그 개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나요? 그 대답에 준비가 되었다면 당신은 분명 개들과 멋진 일상을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판미동. 1만48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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