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하고 푹푹 찌는 날씨 속 극장가는 무섭거나 스릴감 넘치는 영화들의 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곡성'은 누적 관객 수 600만을 넘어섰고, '아가씨'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400만을 돌파했다. '비밀은 없다', '컨저링2' 등 기대작으로 꼽혔던 영화들 역시 가슴을 조이는 긴장감을 선사하고 있다. 스릴러 영화들이 극장가를 꽉 움켜쥔 가운데 '굿바이 싱글'이 웃음폭탄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사냥'이 심장을 조이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을 포획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굿바이 싱글'=온갖 찌라시와 스캔들의 주인공인 톱스타.

영화 '굿바이 싱글'

결혼도 하지 않은 그녀가 갑자기 나홀로 임신을 했다고 발표한다.

톱스타 '고주연'(김혜수)은 연하 남자친구에게 굴욕적으로 차인다. 출연작에서조차 국민진상으로, 까이는 게 일상인 그녀는 삐뚤어지기로 결심했다. 아니 정확히는 '내 아이, 영원한 내 편'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 하지만 결혼을 하지도 않았고, 피로 맺어진 가족도 아니다. 10대 미혼모인 '단지'(김현수)에게 돈을 주고, 그녀의 아이를 제 자식인 양 키우기로 한 것이다. 불알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인 '평구'(마동석)와 소속사 식구들의 만류에도 임신을 했다고 공표하고 마는데.

톱스타이면 뭐하나 남자친구에게 버림받고 적지 않은 나이에 보호자도 보호막도 없는 신세인 주인공이다. 풍요로운 환경 속에 고독할 수밖에 없는 그녀를 통해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미성숙한 톱스타의 이유있는 반항과 그녀를 위해, 자신을 위해 막아서는 이들의 모습이 코믹하게 담긴다. 철딱서니 없는 고주연의 웃음코드를 맛깔스럽게 살리면서도 삶이 묻어나는 김혜수의 깊은 눈빛이 영화 전반을 끌어간다.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냥'=금을 차지하려는 무리와 소중한 것을 지키려는 사냥꾼이 목숨을 걸고 16시간동안 산 속 추격전을 벌인다.

영화 '사냥'

대규모 탄광 붕괴 사고가 일어난 무진의 외딴 산. 이상한 것이 출몰한다는 소문 때문에 아무도 찾지 않는 그 곳에서 거대한 금맥이 발견된다. 금맥이 발견되었다는 정보를 은밀히 입수한 '동근'(조진웅)은 수상한 엽사들을 이끌고 산에 오른다. 인생 역전 기회를 눈앞에 뒀건만 땅주인 노파가 그들을 막아선다. 실랑이 끝에 노파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탄광 붕괴 사고의 유일한 생존자 '기성'(안성기)이 그를 목격하고 만다. 사고로 잃은 동료의 딸 '양순'(한예리) 마저 우연히 산 속에 들어갔다 함께 쫓기게 된다.

한국에서 서로 총을 겨눈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방향감을 가늠할 수 없는 산 속에서 동근과 기성 간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어떤 긴장감과 재미를 제공할지 기대감을 높인다. 93분. 15세 이상 관람가.

이외에도 이별했지만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을 그린 '우리 연애의 이력'과 문명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한 타잔의 아프리카 귀환을 담은 '레전드 오브 타잔'도 개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