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감귤 고 포 잇(Go 4 eat)에 대한 기대
입력 : 2015. 01. 08(목) 00:00
새해가 되면 누구나 신년계획을 세우고 금연, 다이어트 등의 다짐들을 한다. 비록 거창한 계획과 결심들이 작심삼일로 끝날지라도 꿈과 희망을 디자인해 보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그러기에 제주 지역산업 육성에 종사하는 필자도 과학기술 기반의 산업발전에 대한 새로운 계획과 사업 아이템들을 재정비하면서 작은 소망을 그려본다.

그 동안 제주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여 왔으나 감귤농사를 짓는 부모님과 이웃들이 갖는 가장 급하고 현실적인 소망에 대해서는 숙제를 풀지 못 하였던 것 같다.

매해 10만 톤 정도 생산되는 비상품 감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지난해 가공용 감귤 가격은 kg당 160원으로 20kg 콘테이너 한 상자 값이 고작 3200원에 불과해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더 큰 문제는 비상품 감귤을 쉽게 처리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감귤 가공공장 앞에서 하루 종일 판매순서를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한숨소리와 수백 미터나 늘어서 있는 1톤 트럭의 대열은 비상품 감귤 처리 문제의 시급성을 가리키고 있다.

다행히 제주도에서는 감귤산업을 2차 가공산업과 3차 관광과 체험서비스에 연계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6차형 산업화 모델로 성장시키기 위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서귀포시에서 추진하는 '제주감귤 Go 4 eat 사업'은 가공공장 앞에서 한숨 쉬는 부모님들의 아픔을 해결해 드리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감귤 Go 4 eat 사업'은 목표를 향해 힘내다, 해보다, 나가다의 의미로 쓰이는 영어단어 고 포 잇 (Go for it)에서 출발하고 있다. 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감귤 가공을 새롭게 해보자는 것이다. Go 4 eat 사업은 비상품 감귤을 활용하여 얼굴이나 몸에 바르고(Go), 마시고(Go), 뿌리고(Go), 없애고(Go)의 4가지 유형과 먹는(eat) 형태의 복합 상품을 개발할 뿐만 아니라 폐기물인 감귤박을 발효시켜 재활용하는 계획들을 담고 있다. 다양한 음료 개발의 마시고, 향장품류의 바르고, 살균제 및 비료로 이용하는 뿌리고, 세정제 개발 등의 없애고, 과자류 등의 먹는 제품들을 생산하여 3차 관광서비스 프로그램과 연계하도록 하는 6차형 산업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미생물을 이용한 감귤 발효물 소재 개발은 새로운 접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발효물 소재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증식을 저해하고 있어 조류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같은 약품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감귤 Go 4 eat 사업은 감귤산업을 6차형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시범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마을단위의 감귤 작목반에 중·소형의 감귤 발효 및 감귤오일 파일럿 생산시설들이 구비되어 비상품 감귤을 직접 가공처리하고, 감귤 발효소재를 이용한 특화 가공제품들을 생산하는 체험관광 프로그램들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공장 앞에서 장사진 치는 트럭들의 모습은 사라질 것이고, 어쩌면 가공용 감귤 생산량을 더 늘려야 될지도 모른다.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가는 영어단어 고 포 잇의 뜻과 같이 감귤 Go 4 eat 사업이 6차형 감귤산업 만들기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창숙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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