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칭찬의 달인들로 넘치는 사회를 꿈꾸며
입력 : 2014. 12. 11(목) 00:00
칭찬을 꿀에, 비난을 가시에 곧잘 비유한다. 한 방울의 꿀은 많은 벌들을 모으게 하지만 가시는 벌 한 마리 오게 하지 못한다는 뜻일 게다. 벌을 불러 모으는 꿀과 같이 마음과 마음들을 불러 모으는 칭찬은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아이로 탈바꿈 시키는 에너지인 셈이다.

20세기 학교는 학습 시설 등 외적인 결핍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21세기 교실은 교육정신 내지는 교육열정이 사그라짐으로 인해 이전보다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일부 교육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늦었다고 할 때가 적기라는 말처럼 지금은 사랑과 감사와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교육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사랑과 격려,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이 결핍된 교실은 아이들을 정서적·인지적으로 바보로 만든다고 뉴욕시의 교사상을 받은 존 테일러 게토는 그의 저서 '바보 만들기'에서 단언한다. 이어령 교수는 '감사하는 행위는 벽에다 던지는 공처럼 자신에게로 다시 돌아온다. 학생의 감사는 교사의 사랑으로부터 생겨나면서 동시에 그 작용이 교사로 향하는 선순환의 관계를 형성한다. 이런 현상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교실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칭찬과 격려를 먹고 자라는 학생들이 생활하는 터전은 학교와 교실이다. 민주주의를 연습하는 공간이자 자치역량을 기를 수 있는 최적의 집단이기도 하다. 교사는 학생들의 지적 능력이 향상되도록 격려·조장해야 하겠지만 특히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도록 도와주는 협력자 내지 촉진자이기도 하다.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과 실천,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실천, 이러한 마음과 실천이 교류되며 시너지 효과를 낼 때 비로소 우리는 본래 의미의 교실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님의 시구처럼 교사는 사랑의 심성 에너지를, 학생은 감사의 심성 에너지를 발현케 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사회의 중요한 책무이자 인프라일 것이다. "칼 없이도 왕국을 지배한다"는 영국속담은 체벌이나 회초리 없이도 교사가 사랑으로 가르침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또 다른 표현일 것이다.

칭찬은 상대방에 대한 가장 현명한 관심의 표현이다. 직장과 사회에서 듣는 칭찬의 말은 우리를 더욱 살맛나게 하고, 격려하는 말은 일에 더욱 보람과 애정을 갖게 한다. 타인을 믿어주고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은 칭찬은 없기 때문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인 켄 블랜챠드는 사람을 춤추게 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잘하는 일을 찾아내어 즉각적으로 칭찬하고, 명확하게 말해 주고,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케 하며 지속적으로 격려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리는 지금, 인성과 창의성을 조장·격려하는 인간관계가 최고의 경쟁력인 사회에 살고 있다. 칭찬과 사랑과 감사라는 인간의 가치를 고양시키는 교육의 옥토를 국가사회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경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겠다. 주변 사람들을 칭찬하기 위해 그에 적절한 말을 찾으려 하는 이들을 곧잘 만나기도 한다. 이러한 관심과 배려로 칭찬의 달인들로 넘쳐나는 국가사회이길 소망한다. <문영택 제주도교육청 교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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