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를 아시아 최고의 장기체류형 휴양관광지로
입력 : 2014. 11. 20(목) 00:00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도시 야쿠츠크. 러시아 시베리아의 중심부에 있는 사하공화국의 수도다.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와 비슷한 몽골리안. 지난주 이 도시를 방문할 때만 하더라도 영하 41도를 넘나들고 대지는 온통 얼어붙은 상태지만 길거리를 질주하는 차량들과 시민들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일상의 삶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한때 시베리아의 대표적인 유형지였던 이곳이 지금은 가스와 석탄, 다이아몬드로 부를 일구고 있다.

길거리 매장의 고기들마저 자연냉동 상태인 극한의 땅 시베리아. 너무 추워서 운동량은 부족하고 보드카를 마시며 몸을 녹이다보니 비만과 심혈관질환이 많이 따라다닌다. 그러다보니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서 편히 쉬면서 의료관광을 하거나 일광욕을 하며 건강을 지키려는 욕구가 강하다. 도내 의료업계와 해수욕장에서는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상품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해수욕장의 개장시기를 좀 더 당기고, 또한 연장한다 하더라도 다소의 차가운 바닷물이 그들에게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들은 추위와 건조한 날씨 탓에 비를 맞는 것을 부럽게 생각하고 여름을 이용한 언어연수캠프도 선호한다.

이러한 곳에서 올해 처음으로 제주관광 전세기가 떴다. 모두 9편에 755명이 다녀갔다. 올해 제주를 다녀간 러시아 전체 관광객의 42%다. 야쿠츠크에서 바로 내려오면 하바로브스크. 중도에서 그곳 손님들을 추가로 태우고 온다. 내년도엔 15편 이상의 전세기를 띄우고 1500명 이상의 관광객들을 모셔올 예정이다. 블라디보스톡도 다름 아니다. 블라디보스톡 측과도 전세기를 띄우는 문제를 깊이 있게 협의하고 있다. 가족단위 관광을 선호하는 그들을 위해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를 도입하고 1억 명이 이용한다는 러시아의 대표 SNS인 브깐딱제를 통해 제주의 매력을 알리는 노력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제주관광공사·협회와 함께한 이번 방문은 휴양관광지로서 제주의 가치와 믿음을 이 지역 관광업계와 행정당국에 확실히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러시아 관광객은 평균 10.9일(외국인 평균 6.8일)을 머무르다 간다. 1인당 평균 지출비용도 미화 2100달러(외국인 평균 1648달러)를 넘는다. 비록 숫자는 적더라도 많이 머무르고 많이 쓰고 가는 고부가 관광객이 바로 그들이다. 관광시장으로서 러시아의 잠재력은 상당하다. 연간 4700만명이 해외여행을 나서는 세계 5대 여행 송출국이 바로 러시아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한·러 상호방문의 해. 상호 무비자 방문이 가능하다. 적극적인 러시아 공략과 더불어 야쿠츠크의 중심부를 흐르는 레나강과 무궁하게 펼쳐진 시베리아 평원의 익스트림 투어는 우리에게도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 17일 도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앞으로 제주를 아시아 최고의 장기체류형 휴양관광지로 만들어 나갈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를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시장도 적극 개척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이 300만 명을 넘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87%를 차지한다. 인도인들의 평균 체류기간은 16.8일이다. 안정적인 휴양관광지로서 제주의 매력과 가치를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제주관광의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내년도가 그 원년이 될 수 있도록 집중 공략해 나갈 것이다. <오승익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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