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세계인의 보물섬 걸맞은 시민의식 필요
입력 : 2013. 06. 27(목) 00:00
제주가 세계의 보물섬으로 인정받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에 이어 세계7대 자연경관, 그리고 람사르 습지와 세계 최초 람사르생태마을 지정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자연자원과 경관은 실로 세계 최고를 자랑할 만하다. 여기에 제주의 돌담밭이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지정 또한 확실시되고 있어 제주의 미래 발전 가능성은 매우 크다.

제주는 우리나라 전국 대비 1% 규모에 지나지 않는 매우 작은 섬이다. 이를 지구적 차원으로 대비해 본다면 제주의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을 정도다. 이랬던 제주가 국제무대에서 통하게 된 것이다. 연 1000만 관광객중 외국인 관광객이 200만여명이 제주를 찾고 있다. 제주를 찾는 크루즈도 지난해 80여회를 넘겼고, 올해도 6월 17일 현재 53회에 9만7831명이 제주 땅을 밟았다.

제주의 인구도 크게 늘어 오는 8월 60만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 대도시 등 다른 지방의 사람들도 제주로 몰리고 있다. 국제적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제주는 불황 없는 지역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주의 브랜드가치가 높아진 것에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의 이미지를 흐리는 일 또한 종종 발생하고 있다. 실례로 국내 한 관광객이 제주에 왔다가 동문시장에서 과일을 택배로 주문한 일이 있었는데 택배로 받은 감귤은 과일가게에서 본 것과는 다르게 불량감귤을 보내와 기분이 상한 것은 물론이고 환불처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그 사실을 제주시청 관련부서로 하소연한 일이 있었다. 내용을 접한 해당부서에서는 사실을 확인하고 문제를 신속하게 처리했다. 이런 노력으로 불쾌감을 가졌던 관광객은 다시 한 번 제주를 믿어보기로 했다는 사연이 있었다.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신뢰감을 회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신뢰감을 쌓는데는 60년이 걸리고, 신뢰감을 무너뜨리는 데는 단 60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신뢰감을 주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어느 한쪽에선 눈앞의 작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남을 속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야 제주를 다녀간 관광객들이 제주를 가볼만한 관광지라 칭찬할 수 있을까?

선진관광지를 향한 노력은 공무원들만의 몫이 아니다. 시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먼저 실천해 나가야 한다. 세계의 보물섬이라고 인정받는 제주가 진정한 세계인의 보물섬이 되기 위해선 이를 보듬고 사는 주민들의 의식과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보여줄 외형의 자산은 충분하다. 그러나 그 자산이 빛을 발하고 제주를 찾은 손님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새겨지기까지는 시민들의 의식과 행동 역시 선진화돼야 한다. 시민들의 태도가 불쾌하고 무질서하고 도시가 더럽다고 느껴질 때 관광객들은 제주를 문화수준이 떨어지는 낙후된 지역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곤 다시 제주를 찾지 않을 것이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이 없는 제주가 되지 않기 위해 이제 우리는 의식과 행동의 변화를 통하여 제주가 진정한 세계의 보물섬으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변태엽 제주시 자치행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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