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하논, 그 속에 이런 비밀이?
입력 : 2012. 08. 02(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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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아름다운 섬이다. 지리적으로 아시아대륙의 동쪽에 위치해 있어서 드넓은 대륙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종이 유입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한반도의 남쪽 바다에 있어서 대륙의 종들이 남하하고 남방의 종들은 북진하는 길목에 놓여 있는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비록 넓지는 않지만 높은 한라산이 있고, 계곡과 오름과 해안절벽들이 발달해 있다. 그 뿐이 아니다. 과거 온난기와 한랭기가 반복될 때마다 섬이었다가 육지이기를 반복해 온 곳이다.
제주도는 인구가 60만에 불과하고 재정자립도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등 정치·경제적으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변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자원이 가장 집약적으로 잘 갖추어진 곳이다. 제주도민들은 이러한 강점 요인을 잘 살려 세계자연유산, 생물권보존지역, 세계지질공원 등 소위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곳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가 없다고 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돌아오는 9월에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 WCC는 이러한 열악한 조건에서도 자연환경분야에 그동안 기울인 노력의 결실이면서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결정판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이번 WCC에는 전 세계 180개국 1만여 명의 환경 지도자들이 이 작은 섬으로 모여들 예정이라고 하니 규모면에서도 대단하지만 그 영향력 또한 전 세계 UN 산하 회원국들과 NGO들에게 막강하게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념주화까지도 발행한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 국제회의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형 의제로 IUCN 세계환경수도 모델도시 조성 및 평가인증시스템 구축,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체계 구축, 세계적으로 독특한 용암숲인 곶자왈의 보전과 활용을 위한 지원, 바다생태 지킴이, 제주해녀 생업의 지속보존 등과 함께 하논분화구를 복원·보전 및 활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총회를 주관하는 IUCN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발의안들은 이들 제주형 의제의 효과적 추진과 실행을 위해 IUCN이 주도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을 하는 형태로 9월 총회 때 결의안이나 권고안으로 채택될 것이다.
그렇다면 하논이 무엇인가? 참 생소한 이름이 국제회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하논은 서귀포에 있는 분화구이다. 제주도에 380여 개의 분화구가 있고 한반도에는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많은 분화구들이 있다. 울릉도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 그 외 전 세계 여러 대륙 여러 나라에 아주 많이 있다. 그렇다면 하논 분화구는 어떤 가치가 있는 분화구인가?
하논은 우리나라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마르는 화산활동 초기 지하수층을 만나 단시간에 폭발적인 분출작용을 일으키면서 화구호를 만들고, 폭발 시 분출물이 날아올라 화구 주변에 수많은 작은 언덕들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은 지질학적 가치 외에 특별히 하논은 한반도, 중국, 일본 사이에 위치하여 동북아의 고기후 기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하논의 퇴적층에는 지난 5만 년 간 온난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면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각종 동식물의 화석과 유체들이 묻혀 있다. 이들은 과거 동북아의 환경변화를 간직한 중요한 단서들이다.
제주도에 이렇게 중요한 지질학적 고생물학적 자원이 묻혀 있는지 누가 알고나 있었을까? 제주 WCC를 계기로 하논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
이번 WCC에는 전 세계 180개국 1만여 명의 환경 지도자들이 이 작은 섬으로 모여들 예정이라고 하니 규모면에서도 대단하지만 그 영향력 또한 전 세계 UN 산하 회원국들과 NGO들에게 막강하게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기념주화까지도 발행한다.
그런데 이런 세계적 국제회의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형 의제로 IUCN 세계환경수도 모델도시 조성 및 평가인증시스템 구축,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통합관리체계 구축, 세계적으로 독특한 용암숲인 곶자왈의 보전과 활용을 위한 지원, 바다생태 지킴이, 제주해녀 생업의 지속보존 등과 함께 하논분화구를 복원·보전 및 활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총회를 주관하는 IUCN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 발의안들은 이들 제주형 의제의 효과적 추진과 실행을 위해 IUCN이 주도하고 대한민국 정부가 지원을 하는 형태로 9월 총회 때 결의안이나 권고안으로 채택될 것이다.
그렇다면 하논이 무엇인가? 참 생소한 이름이 국제회의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하논은 서귀포에 있는 분화구이다. 제주도에 380여 개의 분화구가 있고 한반도에는 백두산 천지를 비롯한 많은 분화구들이 있다. 울릉도에도 있고 일본에도 있다. 그 외 전 세계 여러 대륙 여러 나라에 아주 많이 있다. 그렇다면 하논 분화구는 어떤 가치가 있는 분화구인가?
하논은 우리나라 유일의 마르형 분화구이다. 마르는 화산활동 초기 지하수층을 만나 단시간에 폭발적인 분출작용을 일으키면서 화구호를 만들고, 폭발 시 분출물이 날아올라 화구 주변에 수많은 작은 언덕들도 만들어 낸다. 이와 같은 지질학적 가치 외에 특별히 하논은 한반도, 중국, 일본 사이에 위치하여 동북아의 고기후 기록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다. 하논의 퇴적층에는 지난 5만 년 간 온난기와 간빙기가 반복되면서 흥망성쇠를 거듭한 각종 동식물의 화석과 유체들이 묻혀 있다. 이들은 과거 동북아의 환경변화를 간직한 중요한 단서들이다.
제주도에 이렇게 중요한 지질학적 고생물학적 자원이 묻혀 있는지 누가 알고나 있었을까? 제주 WCC를 계기로 하논의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기를 기대한다.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