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愛 빠지다] (23)행사대행사 대표 전백수 씨
입력 : 2023. 11. 02(목) 00:00수정 : 2023. 11. 05(일) 19:20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인생을 차분히 돌아보는 여유 생겼어요"
행사대행사 대표인 전 씨는 제주에 정착하면서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왔던 그동안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되는 여유가 생겼다고 했다.
코로나19 당시 서울생활 잡고 제주로 이주
블로그 운영하면서 제주섬 곳곳 소개하기도


[한라일보] 평온했던 인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은 대도시 사람들의 제주이주를 부추켰다.

서울에서 행사 MC(행사 진행자)로 이름을 날렸던 전백수(46) 대표도 이 중 한사람이다.

그는 서울특별시 성수동에서 행사대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12명의 MC가 공동운영하는 사업체의 대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이전 그의 주무대는 서울이었지만 지금은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2월에 제주에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깊어지면서 행사들이 많이 사라져 경제적으로 다소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됐다. "행사가 거의 사라지자 집 사람이 이 기회에 제주에 가서 좀 충전을 하고 오는 것은 어떨까라는 제안을 했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일주일만에 제주로 옮겼다. 당시 초등 4학년 아들의 개학이 눈앞에 있어 빠른 판단이 필요했다"고 했다.

그는 제주에 내려온 후 여행을 하듯 제주생활을 즐겼다. "코로나19로 행사가 없다 보니 감귤 과수원에서 일도 하고 제주 곳곳을 구경했다. 대신에 아이랑 있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아이랑 1~3학년 때 같이 보낸 시간과 4~6학년 같이 있었던 시간이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가 됐다"고 했다.

2년 6개월 남짓한 제주살이는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왔던 그의 인생을 차분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제 삶 자체에 대해서 그렇게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제주에 온 후에는 인생을 조금 더 차분하게 바라보는 그런 여유가 생겼다.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갈때 예전하고 다른 느낌이 확연히 든다. 금전적인 삶의 여유는 회복 중이지만 정신적인 여유로움은 회복됐다"고 했다.

잠시 재충전하기 위해 내려온 제주살이는 이제 정착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예전에는 아이의 학교를 어떻게 해야 되나, 올라가야 되나, 여기 있어야 되나, 이거였는데 이제는 어느 중학교냐, 1지망이냐, 2지망이냐로 고민이 바뀌었다"고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제주살이의 불편함에 대해 묻자 "고향이 김포라서 그런지 복잡한 서울보다는 제주가 좋다.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작은 빌라단지에 살고 있는데 창만 열면 바다가 보이고 밭도 보이고, 이런게 저한테는 너무 좋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 세상에서 제주살이를 맘껏 펼쳐 보이고 있다. '강아지 대형견을 키우는 육지에서 내려온 남자의 생존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행사하면서 올렸던 글이나 제주도 곳곳을 다니면서 느낀 소감, 강아지하고 다녔던 곳들을 소개하고 있다.

제주섬은 그의 뭍나들이를 조금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어머니가 아프신 상황에서 급박하게 올라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때가 있고 경조사에 꼭 가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못 갈때가 있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다 가지 못하는게 제주살이의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형편에 맞는 단계적 이주를 권했다. "집 사람하고 가까운 친구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내려왔다. 장전에 살고 있는데 아주 만족한다고 한다. 저같은 프린랜서는 과감하게 빨리 결정할 수 있는데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은 제주이주 결단이 어려울 수 있다. 때문에 모든 걸 한 번에 다 결정하고 내려오기보다는 움직이기 좀 쉬운 사람부터 먼저 선택을 해서 움직이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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