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순자의 현장시선] 지구 환경 실천에도 이바지할 소비기한 표시제
입력 : 2023. 03. 31(금) 00:00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한라일보] 소비기한 표시제가 올해부터 실시되고 있지만 유통기한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낯설다.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으로 판매자 중심의 표시제였다면 소비기한은 식품 섭취가 가능한 기한으로 소비자 중심의 표시제이다. 보관 방법만 잘 지킨다면 소비기한 내에는 문제없이 먹을 수 있다. 유통기한은 대개 먹을 수 있는 기간의 60~70%로 잡히다 보니 실제 먹을 수 있어도 유통할 수 없어 폐기해야 했고 소비자는 불안감 때문에 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는 곧 음식물 폐기물의 양을 많아지게 했다.

유럽, 미국, 일본, 호주 등 OECD 대부분 국가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식량 낭비 감소, 명확한 정보 제공 등을 위해 소비기한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 속에 한국도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다만 2023년 1년 동안은 계도기간으로 유통기한과 소비기한 중 택해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우유류는 냉장이 지켜져야 하기에 냉장 유통 환경 등을 개선한 후인 2031년부터 소비기한이 적용된다.

기존 유통기한과 식약처가 발표한 '식품 유형별 소비기한 설정보고서'를 통해 예시를 잠깐 살펴보면 과자의 경우 유통기한이 45일인데 소비기한은 81일로 80%, 두부는 유통기한이 17일인데 소비기한이 23일로 36%, 빵은 유통기한이 20일인데 소비기한이 31일로 53%, 유산균음료는 유통기한이 18일인데 소비기한이 26일로 44% 길어진다. 한 식품 제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참고 값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지만, 식품업체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종류가 훨씬 많다"라며 "업체 내부에서 별도의 실험을 통해 소비기한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식품 제조업체들이 소극적으로 소비기한을 표기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도 시행 이후 식품이 변질했을 경우 제조사에 책임을 묻는 경우가 증가할 수 있어서 기존의 유통기한을 글자만 소비기한으로 바꿔 판매하는 식품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식물 소비기한 표시제는 지구를 위한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다. 소비기한이 유통기한보다 긴 만큼 소비기한 표기법이 시행되면 식품 폐기량을 줄일 수 있고, 연간 약 1조 원에 이르는 비용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음식물 폐기물은 지구 자원을 낭비할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산림벌채를 일으키고 부패하면서 메탄을 발생시키는 등 기후변화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으로 무려 516만 톤의 음식물 폐기물이 발생했다. 전 세계 음식물 폐기물의 33%~50%에 이를 만큼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소비기한 표시제로 식품 폐기량을 줄이는 것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지구를 지키는 환경 실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변순자 소비자교육중앙회 제주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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