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실의 하루를 시작하며] 이 시대의 주인 의식
입력 : 2023. 02. 08(수) 00:00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한라일보] 시민의 사회적 역할에 단체(조직)의 '수장(首長)'과 '구성원'이 있다. 수장은 단체를 이끌어갈 권한과 의무를 부여받은 우두머리다. 사전에 의하면 수장은 '위에서 중심이 되어 집단이나 단체를 지배·통솔하는 사람'이다. '지배'와 '통솔'은 '다스림'과 함께 각각 '복종하게 함'과 '거느림'의 뜻을 갖고 있다. 건전한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단체의 '수장'으로서 민주적인 역할이 중시되는 요즘의 경향으로 보면 이는 거리가 있는 해석이다.

수장은 조직이나 단체를 소유한 주인이 아니다. 주인은 그 구성원이다. 수장이 이를 잊으면 종종 '권한의 사유화'로 나타난다. 이는 구성원을 무시하는 독주와 제 맘대로 권세를 휘두르는 전횡으로 발전한다. 수장이 맡은 소임은 그 단체의 목적과 규정, 그리고 구성원의 뜻을 대리해 수행하는 심부름일 뿐이다. 이 소임도 오래 주어지는 게 아니다. 삶의 어느 시기에 스쳐 지나가듯 임시로 위임받은 권한이고 역할이다.

그래서 지혜로운 수장은 그 직을 자기 과시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거나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재임 기간 동안 소속된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자신의 최종·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지난 1월 31일 자, 모 중앙 일간지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년마다 시행하는 '국내 100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2018년에 5위에 그쳤던 '책임 의식'이 올해 1위로 올라왔다고 한다. '도전정신'과 '소통·협력', '창의성', '열정' 등 앞에 있던 모두를 제쳤다. 2위였던 '전문성'은 6위로 밀려났다.

이를 다룬 논설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다. "'내가 주인'이라는 자세로 일하는 것은 기업을 위한다기보다 자신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기도 하다. 기업들이 앞으로 발굴, 투자하고 키워갈 미래 인재를 찾는 기준도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전에 기업의 중견 직위 이상에서 주로 보이거나 요구되던 '책임 의식'이 신입사원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내가 주인'이라는 의식은 조직이나 단체의 수장뿐만 아니라 구성원도 갖춰야 할 덕목이다. 수장은 단체의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주인 의식을 갖추고 구성원은 맡은 바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때다. 단체와 조직은 큰 규모로도 존재하지만 그 안의 부서와 팀, 사적 모임 등 단계나 단위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구성원이 있으면 거기서 대표의 역할을 하는 자가 수장이다. 수장뿐만 아니라 구성원도 주인 의식을 가져야 그 조직이 건강해진다. 수장의 주인 의식은 그 소임이 클수록 더 중요하고 구성원의 책임 의식은 그 조직의 바른 성장에 꼭 필요하다. 지금은 권한에만 요구되던 책임이 사소한 자격에도 부여되고 있는 시대다. '주인 의식'은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누구나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종실 제주시오라동단체장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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