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06)겨울철 주의해야 할 응급질환
입력 : 2023. 02. 02(목) 00:00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한파 속 동상·저체온증 발생 시 '응급처치' 중요
동상으로 인해 발가락 조직이 괴사되며 까맣게 변했다.
3도 이상 동상은 검은 흉터 등 후유증 발생… 현장 조치 중요
37~39℃의 따뜻한 물에 담그고 조직 동상부 움직임 없게 고정
혈관확장으로 인한 열손실·피부질환 등 저체온증 원인 다양

제주대 응급의학과 이수훈 교수
강력한 한파가 찾아오는 추운 겨울에는 여러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응급센터를 방문하는 환자들은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겨울철에는 특히 추위와 관련돼 저체온증이나 동상, 심뇌혈관 질환 등 여러 응급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외상성 질환으로 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스키와 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가 다치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번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는 제주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이수훈 교수의 도움을 받아 겨울철 주의해야 할 응급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심하면 피부 조직 괴사까지… '동상' 주의=추위와 관련해 등산 등을 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동상은 영하 2~10℃ 이하의 심한 추위에 피부가 오랫동안 노출되면 피부 조직이 얼어버리면서 그 부위에 혈액공급이 감소하게 되고 이어서 염증 반응이 연속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피부 조직이 손상을 입은 상태를 동상이라고 한다. 말초 순환이 풍부하지 못하면서 추위에 직접적인 노출이 많은 귀, 코, 뺨, 손가락, 발가락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동상의 증상은 화상과 매우 유사하다. 1도, 2도, 3도 화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상도 단계에 따라 1도, 2도, 3도 동상이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1도 동상의 경우 피부가 붓고 창백하며 감각 이상을 동반하게 되고, 2도 동상부터는 맑은 액체로 채워진 물집이 잡히게 되는데 2도 동상까지는 치료를 잘 받으면 합병증이나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다. 3도 동상부터는 출혈을 동반한 물집이 잡히게 되며 추후 검은 흉터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4도 동상까지 진행되면 조직 괴사로 인해 미라처럼 피부가 까맣게 변하게 된다.

동상이 의심된다면 현장에서부터 응급처치를 해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동상 부위가 젖은 옷가지로 둘러싸여 있다면 일단 벗겨낸 다음 동상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감싸주고 가능하다면 겨드랑이에 껴서 체온으로 보온을 시키면서 이동한다. 주변에서 따뜻한 물을 구할 수 있다면 동상 부위를 뜨거운 물이 아닌 37~39℃ 정도의 따뜻한 물에 담근다. 동상 부위를 움직이게 하거나 동상 입은 다리로 걷게 하면 추가적인 조직 손상이 야기될 수 있기에 움직이지 못하도록 도구를 사용해 고정하는 것이 좋다. 또 동상 부위를 비비거나 뜨거운 난로나 불에 직접 갖다 대는 행위도 동상 부위 조직의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추위에 오랫동안 노출돼 손가락 조직이 손상된 모습.
추가적인 처치가 가능한 곳이라면 동상 입은 부위를 37~39℃ 정도의 따뜻한 물 순환이 가능한 월풀 욕조에 약 15~30분가량 조직이 발그스름해질 때까지 담가주는 것이 좋다. 히터나 램프 등의 건조한 가온은 적절한 온도 조절이 쉽지 않아 추가적인 조직 손상을 야기할 수 있기에 피해야 한다. 물집의 경우에는 큰 출혈성 물집은 제거하고 작은 출혈성 물집은 주사기로 물만 빼주며 작은 맑은 물로 채워진 물집은 그대로 두면 된다. 소염 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면 진통 조절에 도움이 되며 동상 상처에는 알로에 크림이나 로션을 발라주면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동상 걸린 부위는 6개월에서 1년까지 추위에 다시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저체온증 환자 직접 껴안는 것도 효과적=추운 겨울날 차가운 환경에 노출되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저체온증이란 체온이 35℃ 이하인 상태로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 떨림이 발생하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32℃ 이하로 내려가게 되면 몸을 떠는 것이 없어지면서 의식이 저하되며 30℃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이 없어지고 맥박과 호흡이 저하되기 시작해 28℃ 이하가 되면 심정지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차가운 환경에 노출돼 우발적으로 발생하는 것 말고도 저체온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혈관 확장을 일으키는 약물 복용이나 알코올 섭취로 인해 열손실이 증가해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 열손실을 막아주는 피부 경계 손상을 일으키는 화상이나 습진 등의 피부질환으로 인해서도 저체온증이 일어날 수 있다. 또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기능저하증, 뇌하수체기능저하증 등의 내분비 질환이나 저혈당증, 영양실조가 있는 경우 신체 내에서 열생산이 저하돼 저체온증이 유발될 수 있다.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하면 우선 더 이상 체온을 잃지 않도록 하고 중심체온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젖은 옷은 벗기고, 마른 담요나 침낭으로 감싸줘야 하며 겨드랑이, 배 위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 등을 올려둔다. 이런 재료를 구할 수 없다면 사람이 직접 껴안는 것도 효과적이다. 담요로 덮어주는 방법은 시간당 0.5℃에서 2℃의 중심체온 상승의 효과가 있으므로 경증의 경우 이 정도의 처치로도 충분할 수 있다.

신체 말단부위부터 따뜻하게 하면 오히려 중심체온이 더 저하되는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흉부나 복부 등의 중심부를 가온하도록 한다. 환자의 체온이 35℃ 미만으로 판단되면 현장에서의 처치와 함께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 진단 및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또한 저체온증 환자의 심장은 움직임에 매우 예민함으로 환자를 거칠게 다루면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최소한의 자극을 주면서 다뤄야 한다. 또한 일반적인 체온계는 34℃까지만 체온이 측정 가능하므로 정확한 심부 체온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식도, 방광, 식도 체온계를 이용해서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겨울철에는 주변 환경이 여러모로 건강 유지에 우호적이지 않은 시기이지만 이런 상황을 이겨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독감예방주사, 금연부터 시작하고 적당한 음주 및 식사 조절과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에 대한 보다 철저한 조절과 함께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겨울철에 일어날 수 있는 응급 질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또 응급 질환 발생 시 증상의 조기 인지 및 빠른 치료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응급 증상에 대한 내용을 숙지하시고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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