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이트 접속·불편한 말 들어도 성폭력인지 몰라요"
여가원, 최근 '제주지역 청소년 성인식 조사' 연구보고서 발간
도내 재학생 및 학교밖 청소년 6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 "디지털 성폭력 인지 방법 교육·구체적인 피임법" 요구 목소리 높아
도내 성인지 교육 여전히 이론·설명교육 중심.. 체험교육 부족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입력 : 2022. 12. 04(일) 15:15
[한라일보] "일상생활 속에서 성폭력이 될 수도 있는데 인지하지 못해서 긴가민가 하는 경우가 있어요", "일반적인 사랑인지 데이트 폭력이나 가스라이팅인지 구별할 수 있는 교육도 필요해요", "(성교육을 받았지만) 동영상 시청으로 대체하다 보니 모든 친구들이 그 시간에 자요. 기억에 잘 남지 않아요"

청소년들의 '성인권'에 대한 인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들은 성 지식과 성별 고정관념 해소에 대한 내용 뿐 아니라 디지털성범죄 인지 교육, 신체적 변화, 피임도구 활용법 등 실제 필요한 내용들을 공식 교육과정 내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교육 현장에선 여전히 이론·설명 중심의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어 교육방법의 변화와 함께 주제와 내용도 다각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최근 '제주지역 청소년 성인권 인식조사'(이연화 연구위원)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디지털 기기의 이용시간이 늘어나며 청소년들이 SNS 등으로부터 음란물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실제 지난 3년 간 10대 대상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했으며 10~20대의 젠더 갈등은 증폭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연구진은 도내 청소년들의 성교육 내용을 확인하고 성인권 및 성평등 의식, 성교육 욕구 등을 파악했다. 이를 위해 도내 중·고등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 총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15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대상자 600명 중 대부분인 583명(97.2%)이 성인권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성인권 교육 운영 횟수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로 교내에서 외부 성교육강사로부터 1년 동안 2~5회 정도 창의적 체험활동시간에 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은 학교별로 보건교사 배치 유무에 따라 각각 10차시·6차시 이상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성인권 교육경험이 도움이 됐는지를 물은 결과 '약간 도움이 됐다'가 56.1%로 가장 많았다. 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학생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 25.6%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혹은 '재미가 없어서'(18.0%),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15.0%),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10.5)를 선택했다.

또 성 지식·정보 접근 관련 질문에서 청소년들은 '학교 성교육'(64.3%)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운다고 응답했지만, 과반수 이상인 55.5%가 스마트폰 또는 인터넷을 통해 얻은 성관련 지식에 대해 "유용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강화시킬 필요성이 제기됐다.

디지털 성폭력 경험을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약 10%가 디지털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었고 약 5%가 가해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단체 대화방에서 당사자의 동의나 허락 없이 사진이 올라와도 친구들과 함께 재밌어 한다'라는 항목에 21%의 남학생과 12.2%의 여학생이 '그렇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사이버공간에서의 성인권 존중 교육 필요성이 제기됐다.

성인권 교육 관련 어떤 내용을 배우길 원하는지 물은 항목에서 청소년들은 '성인권, 성적권리 등에 대한 지식'(32%)을 가장 많이 선택한 가운데 남학생은 '피임', 여학생은 '평등하고 존중하는 남녀관계'를 다수 응답했다.

또 성인권 교육 시간에는 전문가로부터의 설명 및 체험·토론 방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는데, 현행 수업방식은 설명식 강의(65%)가 주를 이뤘고 소집단 토론 및 견학, 참여학습은 1%대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청소년들의 성인권 인식 및 욕구 실태조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중·고등학생 대상 성인권 체험형 교재가 개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보건 및 담당교사와 일반교사 대상 성인권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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