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남의 월요논단] 요소 엽면시비는 감귤 해거리의 범인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입력 : 2022. 06. 27(월) 00:00
감귤은 유별나게 해거리가 심하다. 수확 후 뿌리 관리를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요소 엽면시비는 겉으로는 좋아지는 듯 보이지만 뿌리를 골병들게해 해거리를 부른다.

타이백(토양피복멀칭자재) 감귤은 뿌리가 많이 상한다. 당연히 다음 해에 해거리가 온다. 레드향처럼 품종의 특성이 더해져서 오기도 한다. 모두 재배기간에 약해진 뿌리를 회복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식물은 4억 년 전부터 잎과 뿌리의 균형을 맞추어 자라왔다. 뿌리는 양분을 흡수해 잎에 주고, 잎은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을 뿌리에 준다. 이 현상은 1:1로 일어난다. 뿌리가 잎에 양분을 하나 주면 잎도 뿌리에 탄수화물 하나를 준다. 만약 요소 엽면시비를 자주 하면 이 균형이 깨지면서 뿌리가 약해지고 다음 해 해거리가 발생한다.

질소(N)는 농사짓는 인류에게 가장 큰 숙제였다. 퇴비에는 질소가 적기 때문에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1803년에 흄볼트라는 과학탐험가가 칠레에서 퇴비보다 질소 효과가 30배 큰 구아노를 발견했다. 구아노는 칠레 앞바다에서 생선을 먹는 새들이 싼 똥이다. 인류가 농업생산량을 높이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당연히 영국, 미국, 프랑스, 포르투칼, 이탈리아 등 강대국들이 구아노를 많이 수입하려는 경쟁에서 일어난 전쟁이 남미태평양전쟁이다. 새똥 전쟁이라고도 부른다. 구아노 자원이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히 일어난 전쟁이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과학자가 프릿츠 하버다. 하버는 1918년 공기 중의 질소(N)와 석탄, 원유에서 나오는 수소(H)를 반응시켜 요소비료를 개발했다. 이제 구아노가 없어도 요소비료 공장만 지으면 농업생산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노벨상위원회는 하버에게 "당신은 공기로 빵을 만든 과학자입니다"라며 노벨상을 수여했다. 요소비료는 인류가 기아에서 해방되는 계기가 됐다.

농업에 만병통치처럼 부르던 요소비료에도 단점이 있었다. 사용하면 잘 크지만 작물이 약해지고 병에 잘 걸린다. 해충도 많아진다. 토양 시비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엽면시비는 과수 뿌리를 약하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요소 단점을 개선한 비료가 NK비료다. 칼륨(K)이 세포를 단단하게 하는 성질을 이용해 개발한 비료다. 그 이후에 세포 사이를 결착시키는 칼슘(Ca) 특성을 이용한 비료가 질산칼슘이다. 즉, 감귤에 요소 엽면시비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급이 낮고 가장 뒤떨어진 농사 방법이다.

뿌리의 중요성을 오래전에 얘기한 사람이 세종대왕이다. 용비어천가에 "뿌리 깊은 나무는 꽃도 잘 피고 열매도 좋다"라고 했다. 400년 후 진화론의 찰스 다윈은 식물에 뇌가 있다면 뿌리라고 했다.

요소 엽면시비는 잎은 좋아 보이지만 뿌리를 약하게 만들어 해거리를 부른다. 다음 호에는 뿌리를 튼튼하게해 해거리를 줄이는 내용을 연재할 계획이다. <현해남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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