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도 '숙고'… 하수처리장 '악취' 손배소 선고 연기
2020년 도두 주민 2명 道상대로 손해배상청구
13일 선고 예정됐지만 '기록 검토' 이유로 취소
악취에 대한 '책임 범위' 어디까지인지가 쟁점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2. 06. 13(월) 14:55
제주 공공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놓고 부장판사도 심사숙고하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민사1단독 이동호 부장판사는 제주시 도두동에서 펜션을 운영하던 A씨 등 주민 2명이 2020년 4월 14일 제주도와 B업체(광역 하수슬러지 자원화 시설 수탁·운영기업)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선고를 13일에서 다음달 초로 연기했다. 연기 사유는 '법원 기록 검토'다.

A씨 등은 제주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 때문에 정신적 고통과, 펜션 영업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가 운영하던 펜션은 제주하수처리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50m 떨어진 곳에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주하수처리장의 '악취방지시설'에서 지난 2018년 12월과 2019년 3월 각각 한 차례씩 배출 허용기준을 넘어선 악취가 측정됐다. 연구원은 제주도상하수도본부의 의뢰를 받아 하수처리장 부지 경계와 악취방지시설 배출구에서 대기를 측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제주도 측은 "하수처리장의 유지·관리만 하고 있을 뿐 악취 관련은 B업체가 운영하는 자원화시설에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난해 3월 재판부는 "하수처리장 유지·관리에 악취 관련도 포함되는 것 아니냐"며 "악취 문제가 오직 B업체 운영하는 자원화시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면 그에 맞는 자료를 보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소송에서 법원이 제주도가 하수처리장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바람에 악취가 발생한 것이라고 결론 내면 유사 소송이 잇따를 수 있다.

도내에서 지자체를 상대로 하수처리장 악취 피해 배상 소송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국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다만 20여년 전 경남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00년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경남 마산시 주민 1100여명이 하수처리장 악취로 정신적 피해 등을 입었다며 마산시를 상대로 낸 재정신청에서 마산시가 이들에게 3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하수처리장 악취로 고통 받은 주민들이 지자체 배상을 이끌어 낸 첫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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