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김하인의 '안녕, 엄마'
그리운 ‘엄마’ 향한 사모곡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입력 : 2022. 05. 06(금) 00:00
60~70년대 굴곡진 삶 속
애틋한 어머니와의 추억


"눈을 감고 불러 보는 '어머니' '엄마'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위로가 되는 힘이다. 그리움이다. 언제나 따스하고 눈물겹게 포근하다."(프롤로그 중)

'안녕, 엄마'는 김하인 작가가 어머니를 그리며 써낸 이야기다.

책은 막내아들인 작가가 돌아가신 엄마의 물건을 정리하던 중 청동 주물 양푼을 보며 과거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엄마의 유품을 통해 어머니의 지난 삶을 되돌아본 작가는 엄마가 돌아가신 지 10년 만에 비로소 엄마를 보내드릴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시장통 붉은 함석지붕 집에서 황소고개 쇠 주물집으로 이동하던 작가의 유년 시절을 그려낸 글 속에는 1960~70년대 굴곡진 근현대 생활이 오롯이 담겨있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내 엄마를 어릴 때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니'라는 호칭으로는 단 한 번도 불러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우리 자식들에게 있어 '엄마'는 수더분하니 편해서이고 '어머니'는 왠지 조심스럽고 삼가야 할 부분들이 배어 있기 때문"이라고 이내 까닭을 짐작한 작가는 이제 중년이 됐지만 "나는 내 엄마를 엄마 대신 어머니로 호칭을 바꿔 불러 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 왜냐햐면 나는 어머니보다 엄마가 훨씬 편하고 좋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위안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시집온 후, 다섯 형제를 키우며 안팎살림을 해내야 했던 작가의 어머니의 삶은 고됨과 헌신으로 가득하다.

책 속에서 작가는 잠사 공장을 하던 시절,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곁눈질로 익힌 기술을 시도하다가 손이 벌겋게 익어버린 엄마와 함께 한없이 눈물을 흘리던 날, 술만 마시면 난폭해지는 아버지를 피해 깊은 밤 엄마와 함께 장독대 뒤에 숨었던 날, 겨우내 사용할 왕겨를 마을에서 제일 높게 쌓아 올린 손수레를 끌고 오던 날 아버지를 세상 누구보다 자랑스러워하던 모습 등등 엄마와 함께한 유년 시절을 생생하게 끄집어낸다.

배우 박정수의 "글을 읽는 내내, 마치 엄마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반가우면서도 슬펐다"는 추천사의 한 대목처럼 저자가 전해주는 유년과 어머니와의 소중한 추억은 독자들에게도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쌤앤파커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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