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코로나19 속 제주 성매매 여성의 '현실'
영업 제한으로 수입 줄어들면서 경제난
불법영업 모자라 벌금·피임까지 '강요'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11. 25(목) 16:53
(사)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제주현장상담센터 해냄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서 '재난과 성매매, 현장이 말하다'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송은범기자
여성인권연대 25일 실태조사 결과 발표
"탈성매매를 위한 자활정책 도입 필요"


#코로나19로 문을 열지 못하는 날이 많아지자 유흥업소 업주 A씨는 일하는 여성들을 제주도내 모 펜션으로 데려가 집단생활을 하게 했다. 여성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는 한편 펜션에서 불법으로 손님을 받게 하기 위함이다. (지난 2월 상담 사례).

#B씨가 다니던 업소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불법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인원 제한을 피해 편법으로 손님을 받거나, 아예 손님과 다른 술집에서 술을 마시게 한 뒤 숙박업소에서 성매매를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B씨의 수입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줄었고, 빚까지 쌓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업소에 왔던 손님이 "결혼을 하면 빚을 다 갚아주겠다"며 B씨를 꿰어냈고, 결국 혼인신고까지 했다. 하지만 현재 B씨는 빚이 그대로인 상태로 원치 않는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지난 6월 상담 사례).

 코로나19 속 생계와 안전 사이를 위태롭게 오가는 제주 성매매 여성들의 현실이 공개됐다.

 (사)제주여성인권연대 부설 제주현장상담센터 해냄은 25일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에서 '재난과 성매매, 현장이 말하다'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해냄에서 성매매 여성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및 심층 인터뷰(9명) 내용을 공유하고, 이들에게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서는 92%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줄면서 수입까지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한 환경 변화를 묻는 질문에서는 '서비스를 요구하는 손님이 많아졌다'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업주가 벌금을 함께 내도록 한다', '원치 않는 일을 하게 됐다', '빚 독촉' 등의 답변도 있었다.

 해냄은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성매매 여성들은 본인이 원치 않아도 업주의 지시 하에 불법적인 일을 하게 되거나 더욱 열악한 업종으로 옮겨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재난지원금 지원 절차 간소화 ▷공적 대출 도입 ▷주거 지원 ▷탈성매매를 위한 자활정책 도입 등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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