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주 한라산 레이더 건설 논란 '운명의 한주'
국토교통부 공문 통해 "빨리 판단 내려달라" 요구
이번주 건축 허가절차 적법성 자문 결과 나올 예정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입력 : 2021. 10. 24(일) 20:24
한라산 삼형제큰오름 국토교통부 남부 항공로 레이더 설치공사 현장. 한라일보DB
불법 결론시 국가배상법 따라 철거비 등 떠안을 수도

한라산 1100고지 인근 오름에서 추진중인 '제주남부지역 항공로 레이더 현대화 구축사업'(이하 남부 항공로 레이더)에 대한 건축 허가 절차 적법성 판단이 이르면 이번 주 나올 예정이지만 어떤 방향으로 결론나든 논란은 사그라 들지 않고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2일 "건축 보류 요청에 대해 최대한 협조할테니, 허가 절차에 대한 적법성 판단을 빨리 내려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서귀포시에 보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5일 서귀포시가 남부 항공 레이더 공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하자 이날부터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또 제주도는 이 사업의 건축 허가 절차가 적법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변호사 5명에게 법률 자문을 의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법적 자문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 쯤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번 논란의 최대 쟁점은 절대보전지역 내 오름에 대한 레이더 설치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 허가를 근거로 제주도가 레이더 건설을 허용한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 지 여부이다.

남부 항공로 레이더가 건설되는 곳은 서귀포시 색달동 한라산 1100고지 인근 삼형제큰오름으로, 이 오름은 제주특별법상 개발이 엄격히 제한되는 절대보전지역과 문화재법상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각각 지정돼 있다. 단 절대보전지역이라도 제주특별법에 따라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선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이하 조례)'에서 정한 행위들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조례(6조 5호)조차도 보전지역 내 오름에선 레이더를 설치할 수 없다는 금지 규정이 있어 위법 논란이 일었다.

반면 제주도는 같은 조례 6조 6호에 따라 문화재청장 허가를 받을 경우 절대보전지역 내에서 문화재 활용 행위가 가능하고, 레이더 설치의 경우 이미 문화재청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오름 내 레이더 건설 금지 규정을 배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는 남부 항공로 레이더를 짓기 위해 지난해 12월29일 문화재청으로부터 문화재현상변경허가를, 올해 4월 제주도로부터 건축 행위 허가를 각각 받았다.

만약 자문 결과 건축 허가가 위법했던 것으로 드러나면 제주도는 지금까지 진행된 레이더 건설 공정의 비용과 함께 철거 비용까지 떠안을 수 있다.

국가배상법은 국가 또는 지자체는 공무원이 과실 또는 법령 위반으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국토부 입장에서는 다시 레이더 건설 후보지를 찾아야만 한다. 다른 후보지를 찾기 위한 실시설계 용역비용과 공사 취소에 따른 배상 비용은 모두 세금으로 충당해야 해 예산 낭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반대로 건축 허가 과정에 잘못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도 논란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와 제주녹색당 등은 불법 허가라며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있고 제주도의회도 이미 이번 허가가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상태다.

제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명백히 레이더 설치 금지 규정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법률 자문에서도 위법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만약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소송을 통해 시비를 다투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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