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진의 현장시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협동조합 금융의 변화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입력 : 2021. 09. 17(금) 00:00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 8개월이 지났는데도 그 터널의 끝은 어디인지 어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도민들의 얼굴은 어둡고 삶은 황폐화돼 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언택트 문화가 우리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원격근무 플랫폼을 이용한 재택근무는 물론 온라인 수업, 원격 의료진료, 온라인 홈쇼핑, 언택트 마케팅이 증가하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전반적인 소비·경제활동을 집에서 해결하는 홈이코노미(Home+ Economy)가 정착하고 있다. 금융에서도 예외는 아니며 특히, 신협과 같은 협동조합 금융에서도 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첫째, 오프라인과 디지털이라는 두 개의 채널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 디지로그(digilog)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협동조합 금융은 구성원(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고, 지역민들에게 금융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대면 거래를 외면할 수는 없다. 따라서, 비대면 거래 위주의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노년층 중심의 대면 거래와 중년과 청년층 중심의 비대면 맞춤형 거래 방식의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둘째, 협동조합 금융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협동조합 금융의 가장 큰 단점은 지역밀착형 경영으로 인한 생산성이 낮다는 점이다. 비대면 거래 증가로 수신업무 인력이 감소하고 유효인력을 여신 등 타 업무에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여·수신 등 모든 부문에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수익 증대로 이어져 구성원(조합원)과 도민에게 기존보다 더 많은 배당금 지급, 사회공헌활동 등을 제공함으로써 토착금융으로서의 역할이 제고되고 있다.

셋째, 점포운영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협동조합 금융은 생산성만을 고려하여 점포운영을 결정하지 않기 때문에 점포 수는 감소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점포 운용 전략에는 변화가 있다. 노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은 현 점포의 수를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여신수요가 높은 곳에서는 창구 인력을 줄이고 여신 인력을 늘리는 여신 업무 중심의 점포, 시장 규모를 고려한 미니 점포, 비대면 거래 중심의 점포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한 효율적인 형태의 점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여신마케팅과 여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비대면 거래의 보편화로 수신 성장이 용이해지는 반면 정부당국의 여신규제로 여신 성장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의 이런 변화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더라도 협동조합의 주인은 구성원(조합원)이기에 이윤극대화보다 구성원(조합원) 입장에서 바라보고 상생을 실천하는 따뜻한 금융으로서의 역할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정부의 위드코로나 검토와 백신 접종률 증가는 멀지 않아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이런 희망과 함께 협동조합 금융도 도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더 많은 지원과 상생을 해 나갈 것이다. <허영진 신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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