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나이 오십 이후 U자 모양 행복 곡선 그린다
라우시의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8. 27(금) 00:00
경제학 등 연구성과 토대
교육·연금 제도 바뀌어야

"미안해요, 늙어서 깜빡깜빡해요." 어쩌다 그냥 잊어버릴 수도 있는데, 우린(중년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뱉는다. 나이가 부끄러운 것처럼 행동하고 생일이 나쁜 소식이 되는 것처럼 말한다. 미국에선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형성된다는 연구가 있었다. 일찍부터 주입된 고정 관념은 썩은 씨앗처럼 우리 안에 수십 년간 묻혀 있다가 멸시적 자아상과 언사로 나타난다. 고정 관념에 따라 행동하고 고정 관념을 전파하면서 고정 관념을 진실로 만들어 버리는 식이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자 '디애틀랜틱' 객원 작가인 조너선 라우시는 '인생은 왜 50부터 반등하는가'에서 그 같은 고정 관념의 해악을 풀어헤친다. 그 역시 여행 중 어느 호텔에 들어갔을 때 70대로 보이는 프런트 직원이 자신을 맞이하자 '이야, 저 나이에 대단하시네'라고 생각했던 일화를 털어놓으면서 뼛속까지 스민 통념이 우리의 정신과 신체의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짚으며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차근차근 제시하고 있다.

표제에서 짐작하듯, 이 책은 "인생 40대에 최저점을 찍고 나이들수록, 특히 50이후에 반등하는 U자 모양 행복 곡선이 우리 유전자에 새겨져 있다"는 결론으로 향해 간다. 청춘은 최고의 시절이고 중년은 위기의 시간이며 노년은 슬픔과 상실의 시대라는 뿌리깊은 인식과는 딴판이다.

이 같은 답에 도달하기 위해 저자는 최근 20년간 경제학, 심리학, 신경생물학, 신경과학, 정신의학, 사회학 등에서 이뤄진 최신 연구 성과를 살피고 각 분야 석학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중년 이상의 성인 약 300명에게 10년 단위로 인생 만족도를 평가하는 설문 조사도 벌였다.

저자는 중년에 대한 편견을 중년에 대한 지원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교육과 연금 제도가 1단계인 사람은 교육을, 3단계는 연금을 받고 2단계인 생산 연령은 1단계와 3단계에 돈을 대는 '3단계 모델'에 여전히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성인기 후반이 일손을 놓고 죽음을 준비하는 때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재창조와 재조정의 시기라는 사실이 상식이 된다면 50세에 보는 인생이 너무나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고명 옮김. 부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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