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운동가 故 이경선 지사님, 이제야 모십니다"
제주 가파도 출신으로 父는 이도일 선생
일제 때 독립 위해 싸우다 4번 체포·투옥
4·3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뒤 소식 끊겨
지난 26일에야 '건국훈장 애족장' 전수식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07. 28(수) 12:19
지난 26일 경기북부보훈지청으로 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고 있는 故 이경선 지사의 동생 이경암(사진 오른쪽)씨. 고진숙 작가 제공
서슬 퍼런 일제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제주 출신 여성 항일운동가가 80여년 만에 공로를 인정 받았다.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지난 26일 제주 출신 故 이경선(1914년~미상) 지사의 '건국훈장 애족장' 전수식을 개최했다. 이날 전수식에는 이 지사의 동생인 이경암(76)씨가 참석했다.

 제주 가파도 출신인 이 지사는 1914년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가파도 신유의숙(가파초등학교 전신)과 대정중학교, 대정유치원에서 각각 초대교장과 초대원장을 지낸 이도일(1897년~1971년) 선생이다.
이경선 지사. 사진=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제공


 이경선 지사는 대정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32년 12월 서울 동덕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 동맹휴업과 독서회 활동을 하다 일본 경찰에 두 번이나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학교를 졸업한 1934년에는 경기도 시흥 소재 명선직물주식회사에 노동자로 취업, 일제에 의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여성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을 벌이다 체포돼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 지사의 항일운동은 멈추지 않았다. 1942년 10월 일본 고베(神戶) 약학전문학교에 진학했지만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또 다시 체포돼 1년6개월간 옥살이를 겪은 것이다.

 해방 이후 1947년에는 아버지가 교장으로 있는 대정중학교에서 물리·화학 교사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이듬해 터진 제주4·3으로 인해 일본 오사카(大阪)로 밀항해 약국을 경영했으며, 이후 북송 배편에 몸을 실었다는 것을 마지막으로 소식이 끊겼다.

 이 지사에 대한 취재를 진행하고,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은 사실을 가족에게 알린 고진숙 작가는 "이 지사는 제주 출신 항일운동가 중에서도 가장 열심히 항일운동을 했고, 투옥기간도 가장 길었다"며 "이 지사와 그의 아버지 이도일 선생의 헌신을 보면서 제주 특유의 공동체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의 헌신을 기념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의 동생인 이경암씨는 "1945년에 태어났기 때문에 1948년 제주를 떠난 누나의 기억이 별로 없다"면서도 "이번 훈장 수여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생전 누나를 만나기 위해 사찰에 누나의 이름을 새기는 등의 온갖 정성을 쏟은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경기북부보훈지청이 故 이경선 지사에게 수여한 훈장증. 고진숙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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