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취관리지역 지정, 이렇게 허술했었나
입력 : 2021. 07. 06(화) 00:00
제주도가 2018년부터 양돈장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대부분의 양돈장이 악취 허용기준을 초과하면서 이같은 조치를 한 것이다. 하지만 악취관리지역 지정 이후 악취민원은 줄기보다 오히려 늘고 있다. 제주도의 악취저감대책이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심지어 행정의 실수로 악취 배출 기준을 어긴 양돈장에 내려졌던 규제 조치를 거둬들이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제주도는 '악취배출시설 신고대상'으로 지정했던 38곳에 대해 지난달 말 지정 취소를 고시했다. 악취방지법에는 악취 배출 허용기준을 3차례 어길 경우 악취배출시설 신고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문제는 제주도가 법을 잘못 해석하면서 빚어졌다. 제주도는 당시 이틀에 걸쳐 하루 5번씩 총 10차례 악취를 측정한 뒤 이중 3차례 배출 기준을 위반한 곳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일부 양돈장이 제주도가 잘못된 기준을 적용했다며 올해 3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지정 취소를 청구한 것이다. 행정심판위는 심의 끝에 최근 양돈장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루에 5번 측정해 5번 모두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도 이것은 1회 위반으로 행정심판위는 판단한 것이다.

제주도의 행태가 이해되지 않는다. 그 당시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하자 양돈농가와 단체 등에서 얼마나 반발했는가. 양돈농가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법적 소송까지 가겠다고 맞섰다. 이 때문에 악취관리지역 지정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잖은가. 양돈농가에 큰 부담을 주는 행정조치를 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악취 측정을 이렇게 허술할 수 있나. 비난받아 마땅하다. 악취는 지역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만큼 보다 치밀하게 다뤄야 한다. 일부 지역 주민들은 양돈악취를 재난으로 규정하라고 요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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