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포커스]제주 설문대할망전시관 미리 가보니
821억 투입한 시설 돌문화·설문대 축적된 연구 성과는 어디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 덩치 크지만 전시 패널 100여개 등 전시물 한계
김만덕에서 4·3까지 특화 콘텐츠 없이 나열… "예산 부족" 40%는 미완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7. 04(일) 17:04
설문대할망전시관 내부.진선희기자
제주 문화예술계의 이슈와 현안을 '문화 포커스'로 다룹니다. 게재 요일을 따로 정하지 않고 관련 이슈가 있을 때 독자들과 만나겠습니다.


국내 국공립미술관·박물관 중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라고 했다. 지하 2층, 지상 2층 2만4585㎡ (7500평)규모의 공간은 직선 거리로 500m가 넘는다. 2023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둔 제주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이다.

영문명을 '설문대할망 콤플렉스'로 붙인 이 전시관은 설화 속 설문대할망을 불러내 구체적인 전시물로 구현하는 '설문대할망 단지'를 표방했다. 개관에 앞서 각계 의견을 모으고 있는 돌문화공원이 지난 2일 언론에 공개한 설문대할망전시관 내부는 덩치만 클 뿐 내용은 부실했다. 2016년 4월 착공해 2019년 8월 공사를 마쳤고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시 실시 설계와 설치에 나섰는데, 전시물의 40%가 예산 부족 탓에 미완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그 정도가 심했다. 2006년 돌문화, 설문대할망을 주 테마로 돌문화공원 개관 이래 15년 역사를 이어왔고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립에 공을 들여왔는데도 축적된 연구 성과가 보이지 않았다.

설문대할망전시관은 민속, 역사, 신화 전시실과 탐라순력도 특별전시실, 신화영상관 등 크게 5개 전시실로 구성됐다. 건축비 등 지금까지 투입된 사업비가 821억원(국비 40%)에 이르고 이 중 59억3200만원이 전시물 제작과 설치에 쓰였다.

지하 '신화의 통로'에 놓인 재현 돌하르방, 동자석 등 석상들.
이날 둘러본 설문대할망전시관은 지하 '신화의 통로'에 놓인 돌하르방 재현물과 동자석 등 석상,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이관된 자료를 포함한 민구류, 설문대할망 치마를 상징하는 한지 창작물 등을 제외하면 100여 개의 전시 패널이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더욱이 제주 역사, 탐라순력도, 김만덕, 무속굿, 김만일 등 제주마와 목장사, 제주 항일운동, 4·3 등을 맥락없이 망라하면서 공간의 특색이 사라졌다. 넓은 전시장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도내 다른 박물관, 전시관의 특화된 콘텐츠를 끌어와 나열한 인상이었다. 설문대할망 치마 등 오히려 집중해야 할 작품은 왜소해 보였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지금껏 전담 학예연구 인력이 없고 개관 준비팀도 꾸리지 않은 상태다.

설문대할망 치마 한지 창작물. 이마저 설화 속 거대 여신을 상징하기엔 크기가 작아 보였다.
국공립 중 세 번째 규모라는 전시장 규모를 감당하지 못한 탓인지 일부 전시실은 전시 패널 등으로 콘텐츠가 나열되어 있다.
설문대할망전시관 건물 전경.
돌문화공원 측은 앞으로 공원 내 유물 100여 점을 추가 이전하고 예산을 확보해 제주어·민요 체험, 제주 신화, 탐라순력도 영상 등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660평(2180㎡) 크기로 조성된 신화영상관은 국비 공모 사업 유치로 몰입형 미디어 아트 상영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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