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말이 곧 그 사람… 체, 척 말고 진정성 있게
강원국의 '… 어른답게 말합니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입력 : 2021. 06. 11(금) 00:00
한동안 출근길 라디오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짤막한 분량이었지만 솔직한 그의 경험담에 '아하' 같은 추임새가 더해지며 솔깃해지도록 만드는 방송이었다. 그는 단순히 말재주를 일러주기보다 말이 지닌 힘을 강조하곤 했다.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지낸 강원국씨가 그 프로그램에서 다뤘던 내용 중에서 70여 편을 골라 한 권의 책을 엮었다.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로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란 부제를 달고 나왔다.

라디오의 특성도 있겠지만, 알아듣기 쉽게 '말 같은 말'을 들려줬던 터라 단행본으로 묶인 글들도 술술 읽힌다. 독자들을 뜨끔하게 만드는 대목도 적지 않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그는 '진정성의 필요충분조건'을 말한다. '체'를 하거나 '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말이 곧 그 사람이어야 한다는 그는 거짓이 없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어제 한 말과 오늘 하는 말이 다르지 않아야 하고, 이 사람에게 한 말과 저 사람에게 한 말이 같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진정성을 느끼게 하는 충분조건은 말을 들은 사람이 내 말에서 실제로 무엇을 얻어야 한다.

'실력 없이 가르치려 들지 마라', '어휘의 한계가 내 세상의 한계', '어떤 말은 삼킬 때 오히려 완성된다', '뒷북보다 선공이 낫다' 등 제목만으로도 하고 싶은 말의 의도를 드러내는 그는 얼굴보다 말이 더 그 사람의 인격에 가깝다고 믿는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면 말을 들어봐야 한다는 그는 말을 잘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자 왕도로 예습과 복습을 꼽았다. "살다 보면 말이 필요 없는 자리는 없다. 모든 일정과 약속이 말의 시험장이다. 그렇기에 예습과 복습은 말공부에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대화나 협상이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웅진지식하우스. 1만6000원.

진선희기자
주요기사더보기

기사 목록

한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