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75)대낮에 꾸벅꾸벅… ‘기면병’
“일상 파괴하는 졸음… 전문가 진단받아 꾸준히 치료해야”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입력 : 2021. 05. 20(목) 00:00
나태한 인간·정신병자 오해 받기도
서양보다 동양에서 발생 빈도 높아
신경 단백인 ‘오렉신’ 결핍이 주원인
수면 질환 전문가 통해 진단받아야

오정환 교수
기면병(嗜眠病·narcolepsy)은 고대 그리스어로 졸림 또는 마비라는 뜻의 'narco' 와 발현 또는 발작 이라는 뜻의 'lepsy' 가 합쳐진 말로, 밤에 잠을 충분히 잤음에도 아무 때나 쏟아지는 졸림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는 질환이다. 1880년 프랑스 의사인 젤리노(Gelineau)가 처음 이 질환에 대해 기술한 이후 수면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다.

기면병은 미국과 서유럽에는 1만명당 2~18명꼴로 생기고, 같은 동양권의 나라인 일본에서는 1만명당 16~18명 정도로 서양권보다 더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내에서도 드물지 않은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기면병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오정환 교수의 도움을 얻어 자세히 알아본다.

기면병은 뇌의 외측 시상하부에서 생성되는 신경 단백의 일종인 오렉신(또는 히포크레틴) 결핍에 의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렉신은 각성을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면병 환자는 주간에 과도한 졸림을 호소한다. 이러한 졸림은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TV를 보거나 차를 탈 때)에서 주로 발생하지만, 먹거나 걸을 때와 같은 특정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기면병 환자들은 깨어 있지만 동작이 둔해 보이고, 대화가 잘 되지 않아 횡설수설하는 행동을 할 때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기면병 환자들은 학업 능력이 떨어지고, 사회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기면병으로 인해 낮에 과도한 졸림 외에도 탈력발작, 수면마비(가위눌림) 및 잠에 들 때나 깰 때 발생하는 생생한 꿈 같은 환각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이중 탈력발작은 과도한 졸림 못지 않게 진단에 중요한 증상인데, 웃음과 같은 격한 감정 변화에 의해 유발되고, 갑작스럽게 팔다리에 힘이 빠져 심하면 골절 등 외상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때에 따라서 발작은 부분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는데 목근육의 긴장도 감소로 목이 쳐지거나 얼굴 부위가 일시적으로 수축되기도 하고, 눈꺼풀이 쳐져 보일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면병은 각성 유지에 중요한 물질인 오렉신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데, 오렉신은 각성 유지 뿐 아니라 잠을 유지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기면병 환자는 아이러니 하게도 밤에 잠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수면 중 자주 깨는 증상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함을 불편해하기도 한다.

기면병 환자에서 살이 쪄서 비만이 있는 경우가 많고, 잠꼬대, 주기사지운동 및 수면 중 호흡이상 등의 수면 질환의 빈도도 높다.

기면병 진단에는 낮에 과도한 졸림 및 탈력발작의 병력이 중요하고, 확진을 위해서는 밤 동안의 수면다원검사를 비롯해 낮에 시행하는 수면잠복기반복검사가 필요하다. 밤에 시행하는 수면다원검사는 밤잠이 충분한지 평가하고 기면병과 혼동되는 다른 수면장애를 감별하는데 의미가 있으며, 수면잠복기반복검사에서는 수면잠복기 및 렘수면의 발현여부를 통해 기면병을 진단한다. 특히 진단에 수면잠복기반복검사 결과가 중요한데, 기면병 이외의 수면 질환 및 다양한 수면 환경에서 기면병과 유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기면병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 질환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하다.

아울러 뇌척수액 천자를 통해 뇌척수액내 오렉신 농도를 확인하는 것도 진단에 의미가 있지만, 검사에 어려움이 있어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진단에 이용되지 않고 있다.

기면병은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환자들이 꾸준한 치료를 받는다면 증상이 개선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치료적 관점에서는 낮 동안의 과도한 졸림과 탈력발작, 이 두 주요 증상을 조절하는데 목적이 있다.

낮 동안의 과도한 졸림은 각성제(모다피닐, 메틸페니데이트)를 주로 사용한다. 기면병의 발병기전으로 볼 때 오렉신 보충이 이상적인 치료방법일 수 있다. 오렉신은 단백질이므로 경구로 복용하면 체내로 흡수가 되지 못하고, 과거 연구에서 정맥 내나 비강 내로 오렉신을 투여해 보았으나 과다졸림을 개선하지 못했다. 탈력발작은 반드시 치료를 요하는 것은 아니고, 환자가 불편해하면 약물 치료를 하는데 항우울제가 효과적이다. 아울러 기상과 취침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등 규칙적인 수면 습관과 정해진 시간에 낮잠을 취하는 등의 행동 요법도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기면병 환자는 낮에 졸리는 증상으로 인해 나태하고 불성실한 사람으로 치부될 수 있고, 환각이나 탈력발작으로 인해 정신병이 있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 뿐 아니라 가족, 동료 및 친구 등 사회구성원들 또한 이 질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송은범기자

[건강 Tip] 꼬시래기를 아시나요?
단백질·지방 적고 식이섬유 풍부
오독오독 식감 ‘여름 별미’ 식재료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해조류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특히 섬이라는 지역적 특징으로 제주도에서는 미역이나 톳 등 해조류를 식생활에 접하는 일이 많고 친숙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꼬시래기'는 생소한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오늘은 남해안에서 주로 수확되며, 바다의 국수라고 불리는 홍조류 꼬시래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

꼬시래기는 잎이 가늘고 긴 모양으로 마치 면발같이 생겼으며, 따뜻한 지역의 바다에서 서식하고 최고 5m까지 자라기도 한다. 홍조류의 일종으로 전남 장흥, 완도, 해남, 진도 앞바다 등 주로 남해안에서 발견되는 해초다.

꼬시래기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적은 대신 식이섬유가 풍부해 100g 당 17kcal로 열량이 낮은 반면 포만감이 높다. 알긴산과 같은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며, 체내 중금속이나 미세먼지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칼슘과 철분 같은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나, 노약자, 여성들의 성장과 골다공증 및 빈혈 예방에도 추천할만한 식재료다. 꼬시래기에 함유돼 있는 타우린은 간기능 회복과 숙취 해소에도 좋다.

꼬시래기는 일년 내내 구입이 가능하지만, 초봄부터 늦가을까지가 제철이다. 생물 꼬시래기는 떫은 맛을 내고,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주로 뜨거운 물에 데쳐 염장 처리해 유통된다. 염장 꼬시래기는 구입 후 손으로 소금을 한번 털어내고 흐르는 물에 1시간 이상 충분히 씻어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먹기 직전 뜨거운 물에 2~3분 데쳐 조리에 사용하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꼬시래기를 고를 때는 검푸르며 굵기가 고른 것이 좋다. 꼬시래기는 익으면 녹갈색으로 변하고 꼬들꼬들한 식감과 단맛이 증대된다. 찬 성질을 갖고 있어 체내 열을 낮춰주기 때문에 여름철 별미 음식으로 추천한다.

오독오독한 식감과 짭조름한 맛이 일품인 꼬시래기는 그냥 살짝 데쳐서 간단히 초장을 찍어먹어도 맛있고, 야채와 함께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밥반찬으로 먹어도 좋다. 따뜻한 볶음요리를 원한다면 식용유를 두른 팬에 양파와 당근 등을 볶다가 데친 꼬시래기를 넣은 후 참기름, 통깨를 뿌려 슬쩍 볶아내면 된다. 좀 더 다양한 꼬시래기 요리를 즐겨보고 싶다면 완도군청에서 배포한 '해조류 건강밥상 100선'을 참고하길 바란다. 꼬시래기냉파스타, 꼬시래기해물잡채, 꼬시래기유자소스샐러드 등 다양한 스타일의 꼬시래기 요리를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해본다면 올 여름 밥상이 좀 더 풍성해질 거라고 장담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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