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애의 한라칼럼] 가족에게 배운 경쟁
입력 : 2026. 07. 21(화) 02:00수정 : 2026. 07. 21(화) 07:01
우정애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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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사람은 태어나면서 관계를 아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첫 번째 공동체에서 관계를 배운다. 부모와 형제자매를 통해 사랑받는 법, 갈등하는 법, 비교하는 법, 협력하는 법을 익히며 성장한다. 이렇게 형성된 관계의 방식은 학교와 직장, 결혼생활을 거치며 강화되기도 하고 수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현재의 인간관계를 이해하려면 지금의 갈등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내가 처음 관계를 배운 가족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상담을 하다 보면 형제자매 갈등을 오랫동안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동생은 늘 나를 이기려고 했어요.", "언니는 항상 나를 무시했어요."라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니라 현재의 관계 속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이 가족이라는 첫 번째 공동체에서 자신만의 생활양식(lifestyle)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생활양식이란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며 관계를 맺는 삶의 기본 방식이다. 그는 출생순위 자체보다 가족 안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를 경험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자매라도 부모의 기대와 비교,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생활양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언니를 자주 칭찬했다고 하자. 부모에게는 자연스러운 칭찬이었지만 동생은 '언니가 기준'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그러면서 '언니를 이겨야 내가 인정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존경과 경쟁을 동시에 배우게 된다.
반대로 언니는 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 속에서 반복되는 경쟁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거리를 둘 수 있다. 그러면 동생은 '역시 언니는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의 가족 경험을 함께 살펴보면 현재의 갈등이 가족 안에서 익힌 관계의 방식과 연결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들러는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을 경험한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열등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하고, 누군가는 상대보다 앞서야 안심한다. 이러한 방식은 반복될수록 생활양식이 되어 성인이 된 이후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들러는 생활양식이 운명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삶의 출발점일 뿐, 인생의 결론은 아니다. 출생순위 역시 사람을 결정하는 운명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일 뿐이다.
가족은 우리가 처음 관계를 배우는 공동체이다. 그곳에서 경쟁을 배웠다면 이제는 협력을, 비교를 배웠다면 서로를 격려하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형제자매가 아니라 어린 시절 가족에게서 배운 관계의 방식이다. <우정애 아들러심리치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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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형제자매 갈등을 오랫동안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난다. "동생은 늘 나를 이기려고 했어요.", "언니는 항상 나를 무시했어요."라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니라 현재의 관계 속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이 가족이라는 첫 번째 공동체에서 자신만의 생활양식(lifestyle)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생활양식이란 자신과 타인, 세상을 바라보며 관계를 맺는 삶의 기본 방식이다. 그는 출생순위 자체보다 가족 안에서 자신이 어떤 위치를 경험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자매라도 부모의 기대와 비교, 형제자매와의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생활양식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부모가 언니를 자주 칭찬했다고 하자. 부모에게는 자연스러운 칭찬이었지만 동생은 '언니가 기준'이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그러면서 '언니를 이겨야 내가 인정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존경과 경쟁을 동시에 배우게 된다.
반대로 언니는 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 속에서 반복되는 경쟁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거리를 둘 수 있다. 그러면 동생은 '역시 언니는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고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상담을 통해 어린 시절의 가족 경험을 함께 살펴보면 현재의 갈등이 가족 안에서 익힌 관계의 방식과 연결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들러는 인간은 누구나 열등감을 경험한다고 보았다. 중요한 것은 열등감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비교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 하고, 누군가는 상대보다 앞서야 안심한다. 이러한 방식은 반복될수록 생활양식이 되어 성인이 된 이후의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아들러는 생활양식이 운명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의 경험은 삶의 출발점일 뿐, 인생의 결론은 아니다. 출생순위 역시 사람을 결정하는 운명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서일 뿐이다.
가족은 우리가 처음 관계를 배우는 공동체이다. 그곳에서 경쟁을 배웠다면 이제는 협력을, 비교를 배웠다면 서로를 격려하는 관계를 선택할 수 있다. 결국 우리가 극복해야 할 대상은 형제자매가 아니라 어린 시절 가족에게서 배운 관계의 방식이다. <우정애 아들러심리치료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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