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반려동물 해수욕장 조성에 커지는 논란
입력 : 2026. 06. 17(수) 20:00수정 : 2026. 06. 17(수) 21:37
박소정·양유리 기자 cosorong@ihalla.com
화순금모래해변 공유수면 중 90m 콘크리트로 매립
서귀포시, 마을회 건의에 따라 특화해수욕장 추진
환경단체·정당 반발… 시 "수로 정비·사업 재검토"
용천수를 빼고 콘크리트로 메운 바닥(사진 위·제주환경운동연합 제공)과 16일 공사를 위해 막았던 물길을 다시 열면서 콘크리트로 메운 바닥 위로 용천수가 흐르는 모습. 양유리 기자
[한라일보] 지난 16일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수욕장. 용천수가 흐르는 수로 바닥을 들여다보니 일부 구간이 콘크리트로 길게 메워져 있었다. 콘크리트 위로 물은 흐르지만 부드러운 진흙이 있던 습지 바닥은 원형을 잃었다. 이 곳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서귀포시가 해수욕장 이용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이 사업은 사업비 2억원을 들여 화순금모래해수욕장 인근 공유수면 350m 구간에 반려동물 물놀이장과 놀이터, 어린이 물놀이장 등을 갖춘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용천수가 지나는 구간 350m 중 가운데 중류 90m 구간의 바닥면을 콘크리트로 메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 환경단체와 정당이 "연안습지를 훼손한 행위"라며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커져갔다.

17일 시에 따르면 해당 사업 구간은 용천수가 백사장을 거쳐 그대로 바다로 흘러가 매년 지형 변화 문제가 나타나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 정비사업으로 조성한 인공수로다.

그러나 매년 퇴적되는 토사로 인해 갈대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해수욕장 개장 전 마을청년회에서 준설과 갈대 제거 작업을 반복해왔고 이를 개선하고 침체된 해수욕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을회 건의에 따라 반려동물 특화해수욕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공유수면 350m 구간 중 콘크리트 바닥으로 메운 중류 구간과 원형이 보전된 하류 구간의 모습. 양유리기자
하지만 성명을 통해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공사 구간은 화순리 해안가 일대의 여러 용천수에서 흘러온 용출수가 소하천을 형성해 바다로 흘러가는 곳"이라며 "이 곳은 제주도가 도내 연안습지 21곳 중 한 곳으로 지정 관리하는 연안습지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이 곳에선 은어, 뱀장어 등 15종·약 770마리의 담수 어류가 확인된 곳이며 현장 확인 결과 소하천 매립이 끝나는 지점에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 수십개체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공사 중단과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제주녹색당·정의당 제주도당도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기존 용천수 인공 수로를 정비하는 것"이라며 "보호종 서식이 추정되는 하류 약 130m 구간과 함께 상류 130m 구간은 원형 상태로 보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논란이 커지자 서귀포시는 일단 반려동물 물놀이장 조성 계획을 보류하고 사업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시는 마을 주민과 환경단체의 의견을 절충해 방안을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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