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월급 밀려 대출받아"… 홈플러스 서귀포점 '시름'
입력 : 2026. 03. 16(월) 17:23수정 : 2026. 03. 16(월) 17:37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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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2월 월급 뒤늦게 지급… 설 상여금은 보류
매대엔 자체상품 가득… “평소 물량의 30% 수준”
회생 기한 2달 연장됐지만 경영 정상화까지 먼 길
매대엔 자체상품 가득… “평소 물량의 30% 수준”
회생 기한 2달 연장됐지만 경영 정상화까지 먼 길

16일 오전 홈플러스 서귀포점에 ‘기업회생절차 진행으로 삼다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안내판이 설치됐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15년 넘게 근무했는데 월급이 밀린 건 처음이었어요. 대기업에서 임금체불이 일어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죠.”
16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서귀포점. 매장 내부가 한산한 가운데 10대가 넘는 계산대 중 직원이 상주한 곳은 단 2곳뿐이었다.
매대는 상품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그 종류가 제한적이었다. 조리식품 코너에는 6층짜리 상품진열대에는 한 가지 제품으로 채워지기도 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부터 기업회생을 밟은 뒤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공급을 끊었기 때문이다.
대신 커피, 음료, 과자, 양념, 기름 등 종류와 상관없이 홈플러스 자체(PB) 상품들이 매대를 가득 채웠다. 주류 코너에는 빈 매대를 채우기 위해 PB상품인 아메리카노와 옥수수수염차 등이 진열돼 있었다.
홈플러스 서귀포점은 폐점 매장 목록에서 제외되며 정상운영되고 있지만 올해 처음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면서 퇴사자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트노조 등에 따르면 급여는 통상 당월 21일에 지급되지만 1월 급여는 그다음 달에 50%씩 두 번 나누어 지급됐다. 2월 급여 또한 3월 10일 이후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설 명절 상여금은 ‘보류’ 상태로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 직원 중 80%가량은 근로복지공단이 제공하는 체불근로자 생계비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잇따라 급여가 밀리자 20~30대 직원들이 대거 퇴사하면서 직원들 내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 홈플러스 서귀포점 직원은 원래 180여 명이었으나 이달 초 10여 명이 대거 퇴사하고, 육아휴직자가 늘며 정원이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인 오모(58)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버티는 거지, 젊은 직원들은 거의 다 나갔다”며 “매장 물건도 평소의 3분의 1 정도로 줄면서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안 오고,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내방객이 줄면서 입점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20년째 등산복 매장을 운영 중인 조모(64)씨는 “올해부터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더니 등산 성수기인 3월이 됐는데도 매출이 저조하다”며 “직원들은 월급이라도 받지만 우리는 12시간씩 일하며 최저시급도 안 되는 매출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5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두 달 동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물량 공급 정상화와 실추된 이미지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서귀포지회 관계자는 “폐점을 면하더라도 공급이 불안정하고 손님이 줄어들면 직원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평생을 이곳에서 일해 온 직원들이 다수인만큼 경영진이 책임감을 갖고 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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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귀포시 동홍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서귀포점. 매장 내부가 한산한 가운데 10대가 넘는 계산대 중 직원이 상주한 곳은 단 2곳뿐이었다.
대신 커피, 음료, 과자, 양념, 기름 등 종류와 상관없이 홈플러스 자체(PB) 상품들이 매대를 가득 채웠다. 주류 코너에는 빈 매대를 채우기 위해 PB상품인 아메리카노와 옥수수수염차 등이 진열돼 있었다.
홈플러스 서귀포점은 폐점 매장 목록에서 제외되며 정상운영되고 있지만 올해 처음으로 임금체불이 발생하면서 퇴사자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트노조 등에 따르면 급여는 통상 당월 21일에 지급되지만 1월 급여는 그다음 달에 50%씩 두 번 나누어 지급됐다. 2월 급여 또한 3월 10일 이후에 지급된 것으로 파악됐다. 설 명절 상여금은 ‘보류’ 상태로 현재까지 지급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 직원 중 80%가량은 근로복지공단이 제공하는 체불근로자 생계비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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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홈플러스 서귀포점 내 주류코너에 옥수수수염차와 헛개차, 보리차 등 PB상품이 깔려 있다. 양유리기자 |
직원인 오모(58)씨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버티는 거지, 젊은 직원들은 거의 다 나갔다”며 “매장 물건도 평소의 3분의 1 정도로 줄면서 손님들이 필요한 물건이 없어서 안 오고,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고 말했다.
내방객이 줄면서 입점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20년째 등산복 매장을 운영 중인 조모(64)씨는 “올해부터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더니 등산 성수기인 3월이 됐는데도 매출이 저조하다”며 “직원들은 월급이라도 받지만 우리는 12시간씩 일하며 최저시급도 안 되는 매출로 버티고 있다”고 했다.
한편 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오는 5월까지로 연장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두 달 동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등을 통해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물량 공급 정상화와 실추된 이미지 회복까지 갈 길이 멀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서귀포지회 관계자는 “폐점을 면하더라도 공급이 불안정하고 손님이 줄어들면 직원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며 “평생을 이곳에서 일해 온 직원들이 다수인만큼 경영진이 책임감을 갖고 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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