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해양탐사 제주바다, 그 변화의 기록-(2부)] (1) 스마트 양식
입력 : 2025. 10. 30(목) 03:00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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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순환여과양식으로 '물 재사용·수질 안정화' 성공"

(주)글로비트, 'AI 기반 순환여과시스템' 국내 첫 실증 성공
기존 유수식 양식의 오염 배출 최소화· 물 사용량 대폭 절감
폐사율 절반·전력비 40% 절감… 경제성과 지속가능성 입증
인공지능·자동화로 정시 퇴근 가능한 '스마트 근무환경' 조성
지난해 넙치 생산량은 1만9900t, 생산액은 3300억 원 규모로 전국 생산량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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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대표. |
그러나 양식장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수에는 어류의 배설물과 사료 잔여물, 폐사 개체, 항생제 및 약품 성분 등이 포함돼 있어 연안 수질오염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실제 도내 양식장 배출수 조사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등 오염 지표가 자연 해수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으며, 오염 부하량은 공공하수처리시설 대비 약 3.5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해로 배출수가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는 지역에서는 오염된 물을 재사용하는 사례가 빈번해 양식어류의 질병 발생과 폐사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육상양식장의 고수온 피해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고수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도내 육상양식장 78개소에서 넙치 등 221만5000마리가 폐사했다.
고수온은 전기요금 상승으로도 이어졌다. 2000평(6611㎡) 규모 양식장을 기준으로 2022년 월 전기요금이 약 1500만원이었으나, 올해는 약 3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ㅣ물 재사용으로 지속가능성 높인 순환여과양식(RAS)
이 같은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기 위한 시도가 제주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
스마트양식 전문기업 ㈜글로비트는 2011년 창립 이후 ICT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순환여과시스템 'Rasbit'을 개발해 제주 현지에서 실증을 완료하고 민간 보급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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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글로비트가 ICT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순환여과시스템 라비스트(Rasbit).(앞면 ) 기존 양식장의 수면적을 유지하면서 설치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초기 투자비를 절감하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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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글로비트가 ICT 기술을 접목한 지능형 순환여과시스템 라비스트(Rasbit).(뒷면) |
RAS는 수질 안정성과 온도·용존산소 제어 능력이 뛰어나 수질오염을 줄이고 폐사율을 낮추는 지속가능한 양식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김형수 글로비트 대표는 "기후변화로 인한 수자원 부족과 수질오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물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왔다"며"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우수기업연구소육성사업(ATC+)에 선정돼 한국형 RAS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ㅣ실증 결과: 폐사율 절반·전력비 43% 절감
글로비트는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에서 출자한 IDV-IP수산전문투자조합 3호를 통해 15억원 투자를 유치해 자회사인 첨단수산어업회사법인(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시스템을 도입하고, 13개월간의 실증시험을 통해 2023년 RAS의 경제성과 기술성을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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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학적 여과조로 순환여과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식수 내 암모니아(NH₃), 아질산(NO₂-)을 질산(NO₃=)으로 변화시켜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장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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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식 중인 도다리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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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능형 순환여과시스템 라비스트로 키우고 있는 넙치(약 3kg)의 모습. |
넙치의 평균 증체량은 1850g으로 기존 방식(1100g) 대비 68% 향상됐고, 일일 환수율을 10% 수준으로 낮춰 물 사용량을 대폭 절감했다.
전기요금 등 운영비는 약 43% 절감되는 효과를 거뒀다.
이 시스템에는 '인공지능 기반 순환여과식 양식 시스템 및 관리 방법' 등 자체 등록 특허 2건이 포함돼 있다.
특히 기존 시설의 수면적을 유지하면서 설치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초기 투자비를 절감하고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는 도다리와 흰다리새우 시범 양식도 진행 중이다.
흰다리새우는 4시간마다 먹이를 줘야 하지만, 자동급이 시스템을 통해 직원들이 정시 퇴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ㅣ기술 확장… AI·해외 시장으로
글로비트는 라오스 및 베트남 현지 수산연구소와 협력해 스마트양식장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형수 대표는 "국내 실증을 통해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 시장에서도 수질관리와 에너지 절감을 결합한 한국형 스마트양식 모델을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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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비스트(순환여과장비)의 현재 가동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자의 필요에 의해서 화면 터치를 통해 장비를 자동제어할 수 있는 장치. |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연안 해역의 고수온 발생을 예측하고 실시간 경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상용화 단계에 있다.
김 대표는 "지능형 순환여과시스템 모델은 양식업의 자동화·지능화 전환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자연재해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양산업의 해법"이라며 "'글로비트(GLOBIT)'는 '글로벌(Global)'과 'IT'의 합성어로, 수산양식 분야의 세계적 기술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고대로·오소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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