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용의 목요담론] 제주, 10년의 변화와 앞으로의 과제
입력 : 2025. 07. 24(목) 03:3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한라일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지난 10년간 제주는 물리적 환경은 물론 생활 전반에 변화가 있었다. '제주살이' 열풍과 SNS 속 '핫플레이스'는 도민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제주의 변화를 자료로 살펴보면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글에서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공인 통계자료(통계연보 등)를 바탕으로 인구, 관광, 교통, 주택 분야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주민등록인구(외국인 제외)는 2015년 말 62만4395명에서 2024년 말 67만368명으로 약 4만6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대수는 25만6928세대에서 31만4862세대로 늘었지만, 세대당 인구는 2.43명에서 2.13명으로 줄어들며 1·2인 가구 증가로 가구 규모가 더욱 소형화됐다.

차량등록대수도 크게 늘었다. 2015년 43만5015대(역외세입차량 제외 시 31만4602대)에서 2024년 71만5445대(역외세입차량 제외 시 41만3299대)로 증가해, 인구 증가를 훨씬 상회한다. 인구 대비 자동차 증가율이 높다는 점은 제주에서 자동차 의존도가 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제주가 지향하는 국제관광도시 측면에서 보면, 관광객 수는 2015년 1366만4395명에서 2024년 1376만7350명으로 증가해 연간 1300만 명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년 전인 2005년의 관광객 502만1322명과 비교하면 약 3배 증가했다.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나아가 '지속 가능한 관광'이라는 질적전환이 요구된다. 단순한 방문객 수 증가보다 관광객에게 어떤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할지, 도민의 삶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주택시장은 더욱 급변했다. 1㎡당 평균 분양가격이 2015년 226만8000원에서 2024년 770만3000원으로 3.4배 상승했다. 물가, 물류비, 건설비 인상이 일부 원인이나, 이 같은 상승 속도는 인구나 관광객 증가보다 훨씬 가파르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값이 10년 새 두 배 올랐다는 보도와 비교하면, 제주 분양가는 같은 기간 3배 이상 올라 더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로 인해 도민들의 주거 부담이 커지고, 특히 청년,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주거 취약계층에게는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 물론 "10년이면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주택 가격처럼 삶의 기본 조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치솟는 현상은 분명 우려스럽다.

앞으로 주택을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공급할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10년 후 우리는 지금보다 더 큰 변화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제주가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며 변화를 만들어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음 10년의 제주는 우리가 만들어갈 긍정적인 변화 위에 서기를 기대한다. <이성용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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