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인의 한라시론] 지하수 쓸만큼 있나
입력 : 2025. 07. 24(목) 01:0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한라일보] 뜨거운 날씨가 계속 되던 중 지역별로 강우량의 차이는 있었지만 고마운 단비가 내려 농작물의 마른 목을 적셔줬다. 반면 남부지방에는 7월 중순에서야 서쪽에서 밀려오는 비구름이 국가적 재난이라 할 수준의 큰 물을 쏟아부어 인명과 재산 그리고 농작물에 큰 피해가 발생했다.

며칠간 계속해서 내리는 비라서 장마라고도 했는데, 제주지방은 보통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은 장마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올해에는 남쪽에서부터 올라오는 장마전선이 다가오지 않아 비가 내린 날과 빗물의 양도 예년보다 적었다.

날씨가 더워지면 시설재배를 하는 과수의 경우 물 사용량은 훨씬 많아지게 된다. 비 내리는 날이 없이 지나간 장마로 인해 봄 작물의 수확 작업은 순조롭게 됐다고 볼 수 있으나 여름작물의 파종 적기를 놓치게 되고 시설 재배의 경우 물 수요량이 아주 많아졌다.

대부분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는데 작물에 따라 차이가 크지만 필자의 경우 연간 1000t 정도를 사용해 왔었지만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벌써 연간 사용량을 초과했고 가을까지 대략 2000t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염려되는 것 한가지는 지하수를 이렇게 많이 사용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요즘은 점적호수로 바꿔서 물을 아껴가며 주고 있다.

제주도 지하수에 대한 현황을 통계연보에서 살펴보니 연간 지하수 함양량은 17억5800만t 정도이며 그 근거는 연평균 강우량이 2213㎜이며 그 중 43% 정도가 지하수로 함양된다고 한다. 취수 허가량은 지속 이용 가능량의 76%이며 용도별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부분은 농업용수라고 한다. 이 자료로 보면 잔여량도 충분하다고 이해할 수 있으나 지하수가 부족할 것이 우려된다.

왜냐하면 제주도 내 용천수는 30년 전에 1023개소였다고 했는데 최근 상하수도본부의 홈페이지에는 646개소라고 해 엄청나게 많은 샘이 소리 없이 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없어진 것도 있겠지만 지하수원이 부족해 샘 이 말라버린 것도 많을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고향마을에 물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 되는 곳의 바짝 마른 도랑옆에 서 있는 '작지물' 표지판을 보면서 육지부는 계곡물이 줄었다고 아우성인데 우리는 샘이 말라도 누구도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

물이 많은 육지부에서도 고갈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번 큰비로 피해가 많은 경남 산청군에 있는 '삼장면 지하수 보존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생수공장이 생기고 취수량 증량을 허가 하면서 계곡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지하수 고갈로 생활, 농업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생수업체에 취수량 증량 허가 중단과 주민 피해 조사를 요구한 바 있다. 또 산청군 의회에서도 지리산 지하수 취수량 증량 허가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지하수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문영인 제주농업생명과학박사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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