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침묵의 공범, 그 침묵을 깨야 할 때
입력 : 2025. 07. 17(목) 05:30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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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영화 '암살'에는 청렴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면이 있다. 저격수 안옥윤은 조국을 위해 함께 싸웠던 동지이자, 이제는 변절자가 된 염석진과 마주한다. 그 앞에서 그는 말한다. "다들 그렇게 살아."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남는 것을 정당화하는 흔한 자기합리화였다. 영화 속 안옥윤은 침묵 끝에 총을 겨눈다.
이 장면은 단죄나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한 연출이 아닌, 옳고 그름의 경계를 흐리는 사회 구조 그리고 침묵으로 책임을 피하는 다수에 대한 상징적인 메시지로 읽힌다.
그 장면은 묻는다. 과연 염석진은 혼자 그렇게 된 것일까? 그를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 알면서도 외면했던 조직 문화, 불의 앞에서 침묵했던 구조. 그들이야말로 '시스템이 허용한 침묵의 공범'은 아니었을까.
청렴은 단지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부당함을 마주했을 때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용기를 지켜주는 조직과 제도, 그것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짜 청렴이 작동한다. 아무리 올곧은 사람이라도 말하는 순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는 결국 침묵하게 된다. 그리고 그 침묵은 또 다른 불의를 낳는다.
청렴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침묵 하나를 깨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용기를 지켜주는 시스템이 함께할 때, 우리는 침묵의 공범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침묵을 깬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조직은, 사회는 그리고 공직은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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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장면은 묻는다. 과연 염석진은 혼자 그렇게 된 것일까? 그를 지켜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 알면서도 외면했던 조직 문화, 불의 앞에서 침묵했던 구조. 그들이야말로 '시스템이 허용한 침묵의 공범'은 아니었을까.
청렴은 단지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부당함을 마주했을 때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그 용기를 지켜주는 조직과 제도, 그것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짜 청렴이 작동한다. 아무리 올곧은 사람이라도 말하는 순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 속에서는 결국 침묵하게 된다. 그리고 그 침묵은 또 다른 불의를 낳는다.
청렴은 거창한 구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작은 침묵 하나를 깨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용기를 지켜주는 시스템이 함께할 때, 우리는 침묵의 공범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침묵을 깬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조직은, 사회는 그리고 공직은 더욱 건강하고 단단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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