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의 편집국 25시] 부메랑 효과
입력 : 2023. 05. 04(목) 00:00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한라일보] 부메랑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이 사냥할 때 사용한 도구다. 그러나 부메랑은 던진 사람에게 다시 되돌아오는 속성 탓에 오히려 위협을 주기도 한다. 심리학에선 이처럼 의도를 벗어나 오히려 위협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을 부메랑 효과라고 부른다.

제주시가 국유지에 체육시설을 조성한 뒤 수년간 사용료를 내지 않다가 항공청으로부터 수억원대 변상금을 부과 받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 개정으로 공공 목적으로 무상 사용하던 공유재산에 대해서도 앞으로는 요금을 내야 사용할 수 있는데, 시는 법이 바뀐 줄 모르고 방치하다 변상금 폭탄을 떠안았다. 시는 항공청도 법이 바뀐 줄 몰라 수년째 아무런 얘기도 없었기 때문에 신뢰보호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시의 말대로 손 놓고 있었던 건 제항청도 마찬가지라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곧 부메랑이 돼 되돌아온다. 제주 행정당국이 장기간 권한을 방치하다 뒤늦게 부산을 떤 적을 여러 번 봐서다. 한 식당 업주가 6년간 공유재산에서 식당을 운영했지만 당국은 지난해에야 변상금을 부과했고 1985년부터 30년 넘게 공공도로를 무단 점유한 모 호텔에 대해선 2018년에야 변상금을 부과됐다. 이런 사례가 어디 이것 뿐이랴. 시의 주장대로라면 이들로부터 받은 변상금도 모두 돌려줘야 한다. 기준이 오락가락하면 시민은 행정을 신뢰할 수 없다. 신뢰보호의 원칙을 따지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바로 이런 것이다. <이상민 행정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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