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 끝나지 않은 왕벚나무 기원 논란 (중) ‘기준어미나무’ 명명 그후
기준어미나무가 일본산?… 후계목 보급 계획 차질 우려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입력 : 2022. 04. 19(화) 00:00
기준어미나무 증식 사업(왼쪽)과 식재되고 있는 후계목.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국립산림과학원·도, 2015년 기준어미나무 명명식
"일본산 재배 왕벚" 국립수목원 발표에 산림청 시끌
"우리 고유종 보존·보급 지장 없어… 논란 해소해야"

2015년 4월 한라산국립공원 관음사 지구에선 왕벚나무 '기준어미나무' 명명식이 열렸다. 이 기준어미나무로 후계목을 키워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왕벚 원산지인 제주를 알리겠다는 구상이 공식화됐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제주특별자치도, 한국식물분류학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기준어미나무는 자생 왕벚나무 중에도 학술적, 자원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생육 상태와 나무 모양, 개화 형질 등을 모두 고려해 기준어미나무를 정했다. 지정 당시 수령이 140년쯤 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높이 15m, 밑동 둘레 3.45m에 달했다.

최근 이 기준어미나무가 '왕벚나무 기원 논란'의 중심에 놓였다. 국가 기관인 산림청 안에서도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앞서 국립수목원은 2018년 '제주 자생 왕벚나무 유전체 해독'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이 기준어미나무가 재배종인 일본 왕벚나무와 거의 같다고 밝혔다. 유전체를 분석해 보니 제주 주요 기념 왕벚나무 5개체 중 4개체가 한 그룹을 형성한 것과 달리 기준어미나무는 일본 도쿄에 식재돼 있는 왕벚나무와 같은 그룹을 형성했다는 결과에서다. 연구진은 이 기준어미나무가 제주 자생종과는 다르게 재배되다가 자연으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이러한 발표를 두고 산림청 내부에선 논쟁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같은 산림청 소속기관인 국립수목원과 국립산림과학원이 다른 목소리를 내게 된 탓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기준어미나무를 지정한 데는 제주 왕벚나무가 재배종을 포함한 모든 왕벚나무의 '어미나무'라는 상징적 의미가 담겼다. 왕벚나무 자생지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고 제주 한라산에는 다양한 유전형을 가진 왕벚나무가 자생한다는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유전체 분석 결과 제주 왕벚과 일본 왕벚은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다른 식물'이라는 국립수목원의 발표와 비교하면 입장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산림청 소속 두 기관 간의 이러한 논쟁은 2019년 벚나무류 종 특성을 밝히는 연구는 국립수목원이 맡기로 조율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문제는 남았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기준어미나무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왕벚나무 후계목 육성·보급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011년부터 관음사 기준어미나무를 포함한 자생 왕벚나무 두 그루를 통해 후계목을 증식해 왔다. 두 나무에서 가지 등 삽수를 채집해 접목하는 방식으로 2017년까지 후계목 9778본을 키워냈다. 2015년엔 자생 왕벚나무 종자 1000립을 파종하기도 했다. 현재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의 서귀포시험림과 한남시험림 등 2곳에 17만㎡(2678본) 규모의 왕벚나무 후계림이 조성돼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관계자는 "기준어미나무 명명식은 관음사 왕벚 한 개체만이 아닌 자생지로서의 제주 왕벚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국립수목원의 발표가) 우리 고유 품종을 보존하고 보급하는 데 지장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논란의 여지를 잠재울 수 있는 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더 많은 왕벚나무 표본을 수집하고 그 대상을 일본까지 넓히는 유전자 비교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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