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툭하면 민간보조금 칼질, 행정의 갑질이다
편집부기자 hl@ihalla.com입력 : 2020. 05. 22(금) 00:00
제주도의 재정 운영이 가관입니다. 한마디로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올해 본예산을 확정하자마자 지난 2월 민간보조금을 일괄 10%를 삭감했습니다.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이달 들어 다시 민간보조금을 10~30% 가량 추가 삭감에 나섰습니다. 행정이 평상시에도 혈세를 이렇게 멋대로 주물러 왔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세입 감소에 따른 재정적자와 코로나19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 예산을 재검토하기 위한 예산 구조조정에 착수했습니다. 최근 제주도는 보조금 사업을 하는 도내 민간단체에 '2020년도 예산 지출구조조정 추진 계획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 공문을 통해 민간보조사업별로 10%에서 최대 30%까지 감액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올해 제주도 민간보조금 규모는 민간행사사업 등 6개 분야 3729건 8971억원입니다. 이번 예산 구조조정은 오는 7월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 재원 마련을 위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주도의 재정 형편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모르지 않습니다. 경기침체로 세입은 줄어들고, 고정지출비용은 늘어나고 있어 그렇습니다. 문제는 제주도의 민간보조금 삭감이 너무 어설프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난해 새해 예산을 편성할 때 10%를 깎았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2차, 3차에 걸쳐 삭감한다는 것은 재정위기를 도민들에게 전가하는 겁니다.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도 결국은 이러려고 지급한 것입니까.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지역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민간보조금까지 잇따라 깎고 있어 심히 우려됩니다. 제주도의 재정이 그렇게 어렵다면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합니다. 공익상 필요한 민간보조사업에 대해 마구 칼질을 하는 것은 행정의 또다른 갑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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