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세상]폭풍같은 삶·사건을 바라보는 시각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입력 : 2017. 07. 28(금) 00:00
5·18 다룬 ‘택시운전사’, 러시아 소설 원작 ‘레이디 맥베스’


대한민국의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하는 ‘택시운전사’와 17세 꽃다운 나이에 늙은 지주에 팔려간 한 여인의 폭풍같은 일생을 그린 ‘레이디 맥베스’의 기저에는 비극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도 담담하게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묘한 울림을 전한다.

▶택시운전사=제3자의 눈으로 바라본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어떨까. ‘택시 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만섭(송강호)이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 것도 모른 채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독일 공영 방송의 아시아 특파원으로, 광주를 취재해 전 세계에 5·18의 실상을 알린 실존 인물 위르겐 힌츠페터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가 자신의 취재를 도운 택시운전사를 언급하면서 이 영화의 뼈대가 완성됐다.

만섭은 11살의 딸을 키우고 소시민으로 데모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5월 18일 ‘그 날’의 일을 전혀 모르는 만섭은 광주 시민들을 만나고 참혹한 현장과 나라의 검은 거짓말에 눈을 뜨면서 소시민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15세 이상 관람가. 137분.

▶레이디 맥베스=‘레이디 맥베스’는 19세기 영국, 늙은 지주에게 팔려간 열일곱 소녀 캐서린의 잔인한 운명을 그린 작품이다.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를 이끌어온 작가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러시아의 맥베스 부인’(1865)을 원작으로 했다.

이 소설은 영화, 오페라, 연극, 무용 등으로 장르적 변형을 거치며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시대를 앞선 걸작이다. 매혹적인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영화 ‘레이디 맥베스’는 새로운 시네아스트 감독과 신인 연기파 배우의 발견이 결과를 냈다.

영화 ‘폴링’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플로렌스 퓨가 주연으로 나섰다. 플로렌스 퓨는 순수한 열일곱 소녀에서 매혹적인 저택의 안주인으로 변화해가는 캐서린 역을 맡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뽐낸다. 캐서린을 감시하는 하인 애나 역의 나오미 아키는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해온 배우로 절제된 대사와 동작, 그리고 눈빛 만으로 폭풍같이 요동치는 감정을 표현해낸다. 한 여인의 폭풍같은 일생을 담은 영화로 기묘한 숨막히는 긴장감이 돋보인다. 청소년 관람불가. 8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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