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굿하는 나라는 '미신(迷信)공화국'인가?
입력 : 2011. 03. 24(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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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의 역사는 어떻게 쓰여 져야 하는가?
4·3의 역사는 무자·기축년 겪었던 4·3 쓰나미에 대한 63년의 슬픈 되새김이다. 생생히 가슴에 새겨두었다가 굿을 통해 살아나는 역사, 죽은 설운 아방, 칭원한 누이와 만나는 눈물의 상봉, 해원의 기록이다.
지난 3월11일, 일본 동북지방은 지진으로, 지진 해일 쓰나미로, 쓰나미에 이은 원자력발전소의 붕괴로 한꺼번에 폭발하고 무너지고 뒤집혔다. 이것은 대재앙이었고, '노아의 홍수'와 같은 천형이라 하였다. 슬픔의 극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일본사람들을 보며 세계는 따뜻한 사랑과 온기를 그들과 나누고 싶어 했다. 특히 우리 한국인들은 정말 마음을 다해 그들을 도우고 싶어 했다. 고은 선생은 한겨레신문에 쓴 시를 통해 지진으로 망가진 일본을 돕는 것은 일본에 대한 예의라 하였다. 그렇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사건, 일본의 2011년 3월11일 지진 쓰나미와 1948년 4월3일 제주에 몰아친 살육의 쓰나미는 너무나도 뼈아픈 역사의 닮은꼴이다. 그런데 엄청난 역사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서 찍하고 골 때리는 한마디, '대가리 어신 인사'의 헛소리가 들려온다. 창피한 헛소리 하나는 기독교계 원로 목사님으로 방송을 통해 지진으로 고통을 당하는 일본 사람들에게 대놓고 "그들이 겪는 재앙은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겪는 천형"이라는 무자비한 헛소리였고, 또 다른 헛소리는 굿은 미신이니까 "4·3위령제에 굿을 하지 말라"는 유치찬란한 헛소리였다.
그렇게 장 의원의 헛소리는 4·3때만 되면 굿을 하는 제주도는 이치에 어긋나고 망녕된 것을 믿는 '미신(迷信)공화국'이란 이야기다. 굿은 전통이며 문화라는 생각은 못하고 미신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는 미신공화국의 세상에 뒤떨어진 도의원이 되었다.
4·3에 죽은 영혼을 추모하는 해원·상생굿은 죽음에 대한 예의이며 의식이었고 역사였다. 무자·기축년 난리에 억울하게 죽어 저승도 못 가고 구름 길 바람 길에 떠도는 4·3의 영령들을 해원하는 추모굿판을 왜 미신이라 하는가. 망자가 왜 죽었고, 어째서 억울한 죽음인가를 밝히는 과정에서 망자는 억울함을 풀고, 맺힌 한 때문에 이승을 떠날 수 없었던 '부정'을 털고 저승으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굿이다. 죽은 조상이 살아남은 자손들이 앞에 나타나 살았을 때 섭섭했던 일을 말하고 그 억울함을 해원하는 '영개울림'은 '죽은 영혼의 울음'이며, 죽은 자에게 죽어서 억울한 심정을 이야기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죽는 순간의 못 다한 말들을 다 풀어 미련을 버리고 가볍게 저승으로 떠나게 하는 것이다.
4·3의 원혼들의 울음을 통하여 버려진 역사, 버림받은 역사의 현장을 고발해 왔던 제주의 4·3 해원굿이 미신이고 굿을 하는 나라는 미신공화국이란 헛소리는 그저 단순히 함량 미달 도의원의 역사의식이며, 4·3의 역사를 부정하는 저주의 헛소리일 뿐인가.
예수나 믿었으면 천당 갈 걸, 석가나 믿었으면 극락 갈 걸, 왜 제주사람은 굿으로 역사를 써 왔는가. 굿을 통하여 '역사적 해원'의 의미를 찾아내고, 역사의 행간에 가려진 '쓰여지지 아니한 역사'를 하나의 역사로 인식하는 것은 역사를 역사화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
4·3의 역사는 무자·기축년 겪었던 4·3 쓰나미에 대한 63년의 슬픈 되새김이다. 생생히 가슴에 새겨두었다가 굿을 통해 살아나는 역사, 죽은 설운 아방, 칭원한 누이와 만나는 눈물의 상봉, 해원의 기록이다.
그렇게 장 의원의 헛소리는 4·3때만 되면 굿을 하는 제주도는 이치에 어긋나고 망녕된 것을 믿는 '미신(迷信)공화국'이란 이야기다. 굿은 전통이며 문화라는 생각은 못하고 미신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그는 미신공화국의 세상에 뒤떨어진 도의원이 되었다.
4·3에 죽은 영혼을 추모하는 해원·상생굿은 죽음에 대한 예의이며 의식이었고 역사였다. 무자·기축년 난리에 억울하게 죽어 저승도 못 가고 구름 길 바람 길에 떠도는 4·3의 영령들을 해원하는 추모굿판을 왜 미신이라 하는가. 망자가 왜 죽었고, 어째서 억울한 죽음인가를 밝히는 과정에서 망자는 억울함을 풀고, 맺힌 한 때문에 이승을 떠날 수 없었던 '부정'을 털고 저승으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굿이다. 죽은 조상이 살아남은 자손들이 앞에 나타나 살았을 때 섭섭했던 일을 말하고 그 억울함을 해원하는 '영개울림'은 '죽은 영혼의 울음'이며, 죽은 자에게 죽어서 억울한 심정을 이야기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죽는 순간의 못 다한 말들을 다 풀어 미련을 버리고 가볍게 저승으로 떠나게 하는 것이다.
4·3의 원혼들의 울음을 통하여 버려진 역사, 버림받은 역사의 현장을 고발해 왔던 제주의 4·3 해원굿이 미신이고 굿을 하는 나라는 미신공화국이란 헛소리는 그저 단순히 함량 미달 도의원의 역사의식이며, 4·3의 역사를 부정하는 저주의 헛소리일 뿐인가.
예수나 믿었으면 천당 갈 걸, 석가나 믿었으면 극락 갈 걸, 왜 제주사람은 굿으로 역사를 써 왔는가. 굿을 통하여 '역사적 해원'의 의미를 찾아내고, 역사의 행간에 가려진 '쓰여지지 아니한 역사'를 하나의 역사로 인식하는 것은 역사를 역사화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