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논단]제주도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입력 : 2010. 12. 30(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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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외의 각종 모임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제주에 사셔서 참 좋겠다"는 말이다. "좋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도시와 농촌의 요소들인 혼재된 삶의 모습이 사라져가기 시작하더니 지역과 지역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도시내 주거공간의 계층화와 공동화가 심화되기 시작했다. 농촌 역시 피폐해진 농촌을 활성화한다는 이름아래 각종 도로공사를 비롯한 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농촌이 갖는 매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에 비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생각들이 변하고 있다. 동단위의 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 청년회 관계자를 만나보면 삶의 터를 어떻게 가꾸어 가야 할 것인가, 주민의 삶을 어떻게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 가야할 것인가에 대하여 깊은 고민을 하려는 움직임을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행정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분석하고 정책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고민을 한 적이 있는가? 제주도(濟州道)가 살기 좋은 도시대상 수상을 비롯하여 각종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니 도민의 삶의 질이 좋아졌다는 반론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지 않은 함정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평가기준들은 객관성을 갖기 위해 정량화하는 경향이 있다. 살기 좋은 도시 선정 역시 주택보급률, 도로포장률, 1인당 녹지율 등과 같은 정량적 기준에 의해 평가될 수밖에 없으니 적은 인구를 가진 제주도로서는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삶의 질은 사람들의 복지나 행복의 정도를 말하며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건강문제, 주거문제, 교통문제, 안전문제 등의 물리적 요인, 그리고 문화와 여가, 사회 참여문제 등의 요인과 같이 단순히 정량화 된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제주도(濟州道)의 선도적인 개발을 통해 발전의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제주특별자치도개발센터(JDC)는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도사업을 하기보다는 부동산개발업자와 같은 역할에 머물러 있고 제주개발공사 역시 물산업에 머물러 있는 조직의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주거문화를 창출해야 할 토지주택공사는 수익창출을 위한 판박이 집합주택 건설에 집중해 오고 있을 뿐이다. 생태도시, 안전도시, 녹색도시, 도시재생,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사업 등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지역 곳곳에는 넓은 도로가 건설되고 도서관과 미술관, 아트센터가 개관되고 수많은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제주도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누가 그랬던가, 제주에는 영혼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그 영혼은 제주사람들이 오랫동안 몸과 마음속에 간직하고 유지해 왔던 생활의 모습이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존중하여 자연의 섭리에 의지해왔던 제주사람들의 정신이자 태도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도시, 우리의 생활공간에는 그 영혼이 없는 것이다.
제주사회의 특성상 공기업과 행정조직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땅, 제주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주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갖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기업과 행정조직의 존재이유를 새롭게 인식하고 아울러 조직과 조직, 사람과 사람의 소통부재, 폐쇄적인 조직운영, 그리고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별정책 등이 새해에는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도시와 농촌의 요소들인 혼재된 삶의 모습이 사라져가기 시작하더니 지역과 지역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도시내 주거공간의 계층화와 공동화가 심화되기 시작했다. 농촌 역시 피폐해진 농촌을 활성화한다는 이름아래 각종 도로공사를 비롯한 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농촌이 갖는 매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거에 비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생각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지 않은 함정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평가기준들은 객관성을 갖기 위해 정량화하는 경향이 있다. 살기 좋은 도시 선정 역시 주택보급률, 도로포장률, 1인당 녹지율 등과 같은 정량적 기준에 의해 평가될 수밖에 없으니 적은 인구를 가진 제주도로서는 유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삶의 질은 사람들의 복지나 행복의 정도를 말하며 가장 기초적인 욕구인 건강문제, 주거문제, 교통문제, 안전문제 등의 물리적 요인, 그리고 문화와 여가, 사회 참여문제 등의 요인과 같이 단순히 정량화 된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제주도(濟州道)의 선도적인 개발을 통해 발전의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제주특별자치도개발센터(JDC)는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선도사업을 하기보다는 부동산개발업자와 같은 역할에 머물러 있고 제주개발공사 역시 물산업에 머물러 있는 조직의 한계성을 보이고 있다. 주거문화를 창출해야 할 토지주택공사는 수익창출을 위한 판박이 집합주택 건설에 집중해 오고 있을 뿐이다. 생태도시, 안전도시, 녹색도시, 도시재생,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사업 등이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지역 곳곳에는 넓은 도로가 건설되고 도서관과 미술관, 아트센터가 개관되고 수많은 골프장과 리조트 시설들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제주도민의 삶은 좋아졌는가? 누가 그랬던가, 제주에는 영혼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그 영혼은 제주사람들이 오랫동안 몸과 마음속에 간직하고 유지해 왔던 생활의 모습이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존중하여 자연의 섭리에 의지해왔던 제주사람들의 정신이자 태도가 아니겠는가? 우리의 도시, 우리의 생활공간에는 그 영혼이 없는 것이다.
제주사회의 특성상 공기업과 행정조직의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다. 아름다운 땅, 제주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주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심을 갖게 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기업과 행정조직의 존재이유를 새롭게 인식하고 아울러 조직과 조직, 사람과 사람의 소통부재, 폐쇄적인 조직운영, 그리고 연계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개별정책 등이 새해에는 개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