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배 면적 ↑' 제주산 월동채소 농가 제값 받기 비상
입력 : 2025. 11. 24(월) 17:54수정 : 2025. 11. 24(월) 18:45
문미숙기자 ms@ihalla.com
당근 도매가격 작년 28% 수준 그쳐… 평년 대비 43% ↓
내달 출하 월동무도 면적 늘었지만 작황 나빠 가격은 변수
생산자단체 자율감축 논의… 도는 수급안정대책 수립 중
제주당근 수확현장.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산 월동채소류 출하철을 맞았지만 일부 품목의 경우 재배면적 증가로 평년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형성하며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가격이 폭등했던 당근과 월동무는 면적이 평년 대비 20% 안팎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1차산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제주는 겨울철 밭작물 가격이 떨어질 경우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해 채소류의 수급 조절을 통한 제값받기 대책이 시급해졌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제주도의 1차 드론 관측조사(가집계) 결과 올해산 당근 재배면적은 1851㏊, 월동무는 5566㏊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당근(1476㏊)과 월동무(4626㏊) 대비 각각 25.4%, 20.3% 증가한 것은 물론 5개년 평균(당근 1269㏊, 월동무 5204㏊)을 웃돈다.

당근의 경우 도내 최대 주산지인 구좌읍을 중심으로 김녕, 표선, 성산 지역에서도 재배가 늘어난데다 육지부인 강원, 영동지역에서도 30% 가까이 증가하며 육지부 저장물량이 소진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주에서 당근을 수확해 봐야 작업비도 건지지 못할 상태다.

이달 들어 22일까지 서울가락시장의 당근 평균경락가격은 상품(20㎏) 기준 1만9906원으로, 2024년산(7만41원)의 28.4% 수준이고, 평년(3만5116원) 대비 43.3% 낮다. 이같은 가격 폭락에 제주당근연합회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자율 감축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당근 생산예상량은 제주도는 5만8000t, 구좌농협은 6만3000t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5년 평균(4만7368t) 대비 22~33% 많다.

구좌농협 김희준 경제상무는 "당근 파종 초기 잦은 비날씨로 작황이 좋지 않지만 재배면적 급증으로 생산량을 모두 시장에 내놓을 경우 가격 폭락은 피할 수 없다. 최소 경영비라도 건지려면 면적을 줄이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당근연합회에서 10% 면적 자율감축과 자조금으로 시장격리 등 여러 자구노력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2월 초순부터 출하가 시작될 월동무도 상품성이 예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주산지에서는 보고 있다.

8월 중순쯤부터 일찍 파종해 12월 중순부터 수확을 앞둔 월동무에서는 파종 직후 잦은 비날씨 영향으로 무름병과 붕소 결핍(뿌리 껍질이 갈라지고 속살이 갈색으로 변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재배면적은 늘었지만 상품성이 가격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성산일출봉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 관계자는 "12월 초·중순에 출하될 월동무 포전의 경우 상품성이 평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확인된다"며 "9월 이후 파종한 밭은 앞으로의 기상 여건에 따라 생산량과 상품성이 달라질 수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상인들도 신중하게 접근하며 포전거래량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근과 월동무 면적이 예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1차 드론관측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겼다"며 "이달 말까지 선제적인 수급안정계획을 수립하고, 생산자단체와 협의하며 자율감축부터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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