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숨' 기억하며"… 세 번째 제주4·3영화제
입력 : 2025. 11. 13(목) 11:03수정 : 2025. 11. 13(목) 12:46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20~23일 4·3평화재단 주최
개막작 '그라운드 제로로부터'
한란 등 13개국 31편 상영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2025 제3회 제주4·3영화제 기자간담회에서 강은미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영화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소정기자
[한라일보] 2025 제주4·3영화제가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간 롯데시네마 제주연동점에서 열린다. 제주4·3평화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는 '숨 들고, 가자'라는 슬로건으로 '기억하는 과거', '기록하는 현재', '잇는 미래', 단편경쟁 불란지 등 4개 섹션으로 나눠 13개국 31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올해로 3회째인 영화제의 슬로건은 '숨 들고, 가자'이다. 강은미 제주4·3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3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직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학살, 폭력과 차별의 참상이 제주4·3을 재현하고 있는 듯 하다. '영화가 희망이며 구원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조금은 무겁지만 그래도 '함께 가보자'는 마음으로 이번 영화제를 준비했다"며 "무고하게 죽어간 이들의 마지막 '숨'을 기억하며 살아남은 자들의 연대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아직도 고통에 울부짖는 이의 곁에 따뜻한 '숨'을 불어 넣고자 한다는 의미를 슬로건에 담았다"고 말했다.

개막작은 '그라운드 제로로부터'이다. 가자지구 출신 영화감독 22명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직면한 전쟁의 현실을 담아낸 다큐·픽션·애니메이션·실험 등 22편의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폐막작은 임대청 감독의 '지금, 녜인'이다. 국제 결혼을 한 한국인 최진배와 미얀마인 녜인 따진이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 날아온 사진 한 장으로 겪는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개막작 '그라운드 제로로부터'-폐막작 '지금, 녜인'
'기억하는 과거' 섹션에서는 4·3과 유사한 아픔을 겪는 국내외 사례에서 기억과 저항의 목소리를 담아낸 영화들을 선보인다. 4·3을 주제로 한 영화 '한란'을 비롯해 '그녀의 묻혀진 이야기', '벌집의 정령', '이다', '해녀양씨', '10월의 이름들', '1923년 9월', '1980 사북' 등 8편이다.

'기록하는 현재' 섹션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억압, 불의에 맞선 저항의 기억과 몸부림을 그린 영화를 준비했다. '노 어더 랜드', '되살아나는 목소리', '저항의 기록', '화산 아래' 등 4편과 '4·3과 저널리즘'이라는 이름으로 4·3을 주제로 다룬 방송 프로그램 '커밍홈(KBS제주)', '뿌리(KCTV제주)'도 선보인다.

'잇는 미래' 섹션은 전쟁과 학살, 폭력과 차별로 뿌리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 애도와 연대의 마음을 보내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기억 샤워 바다',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 '그을린 사랑', '빛을 향한 노스텔지어', '아임 스틸 히어' 등 5편이다.

2025 제3회 제주4·3영화제 포스터
단편경쟁 부문 '불란지' 섹션에서는 341편의 단편 경쟁작 중 예선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10편을 상영한다. '물질', '산의 뱃속', '산행', '살처분', '숲, 틈', '쇠둘레땅: 두루미마을의 탄생', '어둠은 중력을 지닌다', '팔레스타인을 위한 두 대의 카메라', '후잉', 'K-ALMA-Q'이다. 전쟁, 팔레스타인 학살,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개발과 독재, 탈북, 광주5·18민주화운동, 생명 존중, 생태주의, 제주해녀 등 현대사회에서 현재 진행형인 주제들을 영상에 담아냈다.

이들 작품은 영화제 기간 본선심사위원단의 심사를 통해 최우수 작품상 1편, 작품상(극영화 1편·다큐멘터리 1편)을 선정하고 사전에 모집된 관객심사단들의 평가를 통해 관객상 1편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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