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지속가능한 제주관광을 고민하자
입력 : 2024. 06. 24(월) 00:00수정 : 2024. 06. 26(수) 09:23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한라일보] 제주관광공사와 제주관광협회가 이달 초 '제주와의 약속'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하더니 제주도는 22일 서울 한복판에서 '제주와의 약속 대국민 선포식'을 가졌다. '제주관광이 변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포한 건데, 그만큼 도정이 제주관광이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들어 이달 22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657만5900명(내국인 570만8600명, 외국인 86만73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3.2% 증가했다. 내국인은 7.5% 줄었고, 외국인은 339.4% 늘었다.

제주도의 최근의 위기 의식은 내국인 감소에서 비롯된다. 외국인도 숫자가 늘었다곤 하지만 과거 중국인 단체관광객 중심에서 최근에는 젊은층의 개별 관광객들이 면세점 등에서 비싼 화장품을 대량 사들이는 대신 입소문난 명소·맛집을 찾고 쇼핑도 저렴한 매장을 찾는 실속 여행으로 현장에선 늘어난 숫자만큼 체감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제주도와 관광 단체의 움직임을 접하며 과거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추진했던 일들이 떠오른다.

2008년 제주에선 과다한 송객 수수료가 불거지며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다. 당시 특산품 판매장, 식당 등에서 단체관광객 입장료나 상품 구입가격의 최고 50%까지 여행사, 안내사, 운전기사에게 송객수수료로 제공하는 게 관행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관광객이 치르는 비용에 송객수수료까지 포함되면서 '바가지' 논란이 일었던 탓이다.

또 이 시기 제주도는 해외 골프장과 가격경쟁력을 위해선 요금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카트 이용료 인하를 유도했다. 당시 24개 골프장이 운영중이었는데, 상당수 골프장이 팀당 6만~7만원이던 카트 이용료를 4만원으로 내리면서 당시 내장객이 두 자릿 수 이상 증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과거의 이런 변화의 움직임이 지속됐다면 지금 제주 관광 환경은 지금과는 좀 달라져 있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어디 그러기가 쉬운가? 국내외 상황 변화에 가장 민감한 게 관광산업이라 관광객 숫자가 들쭉날쭉하기 일쑤고, 서비스업 비중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보니 호황기에 한몫 챙기려는 이들이 생겨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논란이 된 한 음식점의 '비계 삼겹살'도 극히 일부의 사례다. 하지만 제주에서 무슨 일이라도 터지면 전국적으로 유난스럽게 반응하는 건 국민들의 제주에 대한 관심과 기대치가 높아서일 것이다. 내국인이 줄었다곤 해도 하루에 3만5000명 안팎이 찾는 제주가 아닌가.

어느 산업이든 호황만 지속되긴 어렵다. 불황은 예고없이 찾아오고, 변화의 주기는 이전보다는 훨씬 빨라지고 있다. 그리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소비층의 반응은 냉정하다. 코로나19 대유행기, 제주로 몰려오는 손님에 앞다퉈 그린피·캐디피를 올린 골프장이 지금 겪는 상황만 봐도 알 수 있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려 관광객들이 씀씀이도 줄이며 위기를 말하는 지금, 수용태세 개선의 기본은 관광객을 한 번 보고 말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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