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밤낮없이 들리는 '왈왈'... "잠을 잘 수가 없어요"
입력 : 2024. 02. 21(수) 17:36수정 : 2024. 02. 22(목) 17:35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반려동물 소음 때문에 이웃간 갈등 심화
현행법상 제재 근거 없어... 펫티켓 절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라일보] 제주시 조천읍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잠을 설쳐 피곤이 가득 쌓인 채로 출근을 했다. 동네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가 늦은 저녁부터 새벽까지 계속 들렸기 때문이다. A씨는 "이웃주민이 키우는 개인지, 떠돌이 개인지 모르겠는데 한 마리가 짖기 시작하니 온 동네 개들이 전부 짖어대는 통에 결국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면서 "처음에는 무시하고 자보려고 했는데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름에는 닭 우는 소리에 잠을 설친다. 동이 트기도 전에 울어대는 닭들 때문에 잠을 자다가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면서 "주인에게 항의해보려고 해도 이웃 간에 서로 감정만 상할까 봐 참았었는데, 이제는 개들이 내 잠을 깨운다. 한 번만 더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이제는 참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B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B씨는 "집 옆 주택에서 강아지 2마리를 키우는데 가끔 저녁에 큰 소리로 짖을 때가 있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늦은 시간에 큰 소리가 들리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층간소음에 이어 이제는 강아지 소리까지 신경 써야 하니 힘들다"고 토로했다.

21일 제주도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도내에서 반려견 8110마리가 새롭게 등록됐다. 이에 지난해까지 도내 누적 반려견 수는 6만1139마리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도내 곳곳에서 개가 짖거나 닭이 우는 등 동물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동물 소음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소음진동관리법은 소음을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강한 소리'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동물이 내는 소리는 법적으로 소음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동물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행정에 호소한다 하더라도 갈등 해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반려인들의 반려동물 공공예절(펫티켓) 준수 등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규정상으로는 법적 제재를 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면서 "동물 소음으로 피해를 입는 이웃들을 위해 서로 배려하는 등 성숙한 반려문화 형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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