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의 편집국 25시] 무인화의 벽
입력 : 2023. 05. 25(목) 00:00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한라일보] 최근에 갔던 카페의 광경이 떠오른다. 60대 후반의 어르신이 카페 안으로 들어와 주문을 하려고 직원을 불렀다. 혼자서 음료를 만들고 있던 직원이 한마디를 건넸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해주세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 키오스크 앞에서 이것저것 눌러보던 어르신은 이내 발길을 돌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심화되고 있는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 현상이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익숙해면서 도내 요식업계에도 손님이 주문·결제하는 무인 디지털 기기 보급이 확대되면서, 주문 하나에도 위축되는 고령층의 모습을 목격하는 것은 다반사다. 조작도 어렵고, 용어도 어렵고, 뒷사람 눈치도 봐야 하고….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환경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고령층에게는 넘어야 할 벽이 더 생겨난 것이다.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활용법을 교육하는 디지털 배움터를 통해 지난해 제주에서는 2만9000명이 수업을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디지털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비롯한 도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가 절감 차원에서 물가와 인건비 부담, 구인난에 대응해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업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수년간 무인화 바람이 우리네 일상으로 들어오면서 여러 문제가 반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정보 취약 계층의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와 인식은 부족한 모습이다. 이들을 고려해 설계하도록 '무인 정보단말기 접근성 지침'이 마련돼 있지만 가이드라인이어서 강제성이 없다.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박소정 경제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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